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홈경기 도중 전진우의 역전골이 터지자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홈경기 도중 전진우의 역전골이 터지자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선수단 사이에 거스 포옛 신임 감독(우루과이)의 긍정 에너지가 퍼지고 있다.

‘포옛호’의 출발이 상쾌하다. 전북은 포옛 감독의 K리그1 데뷔전으로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전 홈경기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유강현에게 먼저 골을 내주는 등 초반에는 삐걱거렸으나, 박진섭~전진우의 연속골로 승리를 낚았다. 전북 사령탑으로 첫 경기였던 13일 포트FC(태국)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16강 원정 1차전 4-0 완승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새 시즌 전북으로선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지만, 지난해에는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추락해 자존심을 구겼다. 결국 쇄신을 위해 김두현 감독 대신 브라이턴, 선덜랜드(이상 잉글랜드), 그리스대표팀 등을 거친 포옛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포옛 감독은 부임한 지 아직 2개월도 되지 않았음에도 새로운 리더십으로 팀을 바꾸고 있다. 김천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전진우는 “감독님은 훈련과 경기 때 무섭다.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에서 어떤 행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일종의 룰을 주시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경기에 뛸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고 설명했다.

일명 ‘골든룰’이다. 지난달부터 약 1개월 동안 태국에서 실시된 동계전지훈련 동안 포옛 감독은 선수들에게 포지션별로 행동 강령을 부여했다. 또 혹독한 체력훈련을 진행했다. 확실한 ‘정신무장’을 위해서다.

그러나 무서운 호랑이의 모습만이 포옛 감독의 전부가 아니다. 정반대의 면모도 있다. 전진우는 “감독님은 평소에는 마치 친구처럼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대해주신다”며 “선수들을 자주 껴안아주신다. 그 덕분에 선수들도 감독님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스페인에서 생활한 이승우는 포옛 감독과 스페인어로 소통할 수 있어 더 친밀한 관계다. 이승우는 “감독님은 정말 편안하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이 같다.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 이제 앞으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며 웃었다.

포옛 감독은 훌륭한 동기부여 연설가이기도 하다. 김천전을 앞두고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이 전훈 기간 힘들어하는 표정들을 일일이 모아 한 화면으로 보여주며 ‘이런 노력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제 갓 출항해 갈 길이 멀지만, ‘포옛호’에는 벌써 긍정적 기운이 가득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