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폴란드 스탈로바 볼라 소재의 HSW 본사에서 열린 계약식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SW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 바바라 세냐 HSW 이사회 재무총괄,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보이치에흐 케지에라 HSW 대표이사(왼쪽부터). 사진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일(현지시간) 폴란드 스탈로바 볼라 소재의 HSW 본사에서 열린 계약식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SW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 바바라 세냐 HSW 이사회 재무총괄,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보이치에흐 케지에라 HSW 대표이사(왼쪽부터). 사진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후타 스탈로바 볼라(HSW)와 4026억 원 규모의 자주포 차체 구성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방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폴란드 자주포 ‘크라프(KRAB)’에 탑재되는 차체 구성품을 현지에 공급하는 것으로, K9 자주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무기체계의 유럽 진출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계약식은 7일(현지시간) 폴란드 스탈로바 볼라에 위치한 HSW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보이체흐 케드제라 HSW 대표를 비롯해 주폴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들이 참석해 양국 간 방산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14년 크라프 120문에 대한 차체 구성품을 납품하며 폴란드와 첫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후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총 364문의 K9 자주포를 수출하며 방산 협력을 확대해왔다. 이번 계약은 K9 플랫폼 기반 기술을 활용한 구성품 수출이라는 점에서, 유럽 방산 블록화 기조 속에서도 한화가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차체 구성품으로 폴란드 현지 생산한 크라프 자주포의 모습. 사진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차체 구성품으로 폴란드 현지 생산한 크라프 자주포의 모습. 사진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방산, 현지 맞춤형 통합솔루션으로 진화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공급 계약을 계기로 폴란드 내에서 방산 협력 생태계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유지·보수·정비(MRO)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으며, 폴란드가 추진 중인 ‘중장갑 보병전투차량(IFV)’ 사업에도 독자 개발한 ‘레드백(Redback)’ 플랫폼을 현지 맞춤형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수출을 넘어 폴란드 국방력 향상과 산업 생태계 발전에 실질적 기여를 목표로 한 전략이다.

여기에 더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인 한화오션과 협력해 폴란드 해군의 핵심 프로젝트인 ‘오르카(Orka) 프로젝트’ 수주전에도 뛰어든다. 이 프로젝트는 약 8조 원 규모로, 차세대 잠수함을 도입하려는 폴란드 정부의 해군 현대화 계획의 일환이다. 한화는 잠수함 건조와 관련된 통합 솔루션을 제시해 경쟁에 참여하며, 해양 방산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손재일 대표는 “이번 수출은 단순한 공급 계약을 넘어, 폴란드와 다양한 방식으로 방산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며 “유럽의 방산 블록화 흐름 속에서도 국내 방산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이끌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도 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K9 자주포를 비롯한 방산 플랫폼 수출을 확대하고, 현지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글로벌 방산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