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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신드롬’ 저작권 논란도 시끌시끌

입력 2025-04-07 09: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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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꾼 이미지. 사진 출처 | 인도 정부 X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꾼 이미지. 사진 출처 | 인도 정부 X


국내 인기 스타들을 비롯해 전 세계 유명인들까지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만들기에 동참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논란’ 또한 거세게 일고 있다.

‘지브리 스타일’ 열풍은 지난달 말 오픈AI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4o에 이미지 생성 기능이 추가되고, 사용자들이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며 촉발됐다.

지브리 스튜디오 인기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캐릭터처럼 인물을 귀엽고 따뜻하게 묘사하는 게 특징이다. 해당 AI 챗봇을 통해 지브리뿐 아니라 디즈니, 심슨, 피너츠 등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바꿀 수 있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사진을 지브리 캐릭터로 바꿔 X(옛 트위터)에 공개해 열풍을 주도했고, 이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 올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윤종신 SNS

윤종신 SNS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자 가수 윤종신, 방송인 전현무, 조혜련, 이현이, 박슬기, 이은형, 홍석천, 시크릿 출신 송지은 등이 ‘지브리풍’으로 바꾼 이미지를 공개했다. 지드래곤, 에스파 멤버 윈터, 유재석, 조세호 등 일부 스타 팬덤도 이들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며 ‘놀이’에 동참 중이다.
전현무 SNS

전현무 SNS


이런 열풍의 이면으로 일부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저작권을 무단으로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만든 이시타니 메구미(石谷恵)는 최근 개인 SNS를 통해 “절망스럽다. 지브리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 꼬집으며 “지브리가 허락했을 리가 없지 않는가. 이런 허가 없는 이미지 사용이 왜 허용되는 것인가. 법적 조치를 취하고 싶다” 거세게 비난했다.

‘포켓몬스터’와 ‘나루토’ 등을 만든 헨리 서로우 감독도 SNS를 통해 “AI로 지브리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무엇을 얻는가”라고 되물으며 “원작 아티스트를 화나게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 얻을 것”이란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지브리 스튜디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다. 다만 스튜디오 설립자인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과거 방송 인터뷰 내용이 회자되며 이같은 열풍을 경계하는 분위기를 감지케 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2016년 일본 NHK 다큐멘터리에서 “AI의 애니메이션은 혐오스럽다.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 느끼며, 결코 내 작업에 쓰고 싶지 않다”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AI 이미지의 저작권법 적용 여부는 모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저작권법 상 일반적으로 특정 스타일이 아닌 구체적 표현에 대해서만 저작권을 보호한다. 특정 화풍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AI 학습 과정에 특정 콘텐츠가 활용될 경우 저작물에 대한 복제 행위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일부 문제 제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변환이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챗GPT 사용자도 그야말로 ‘급증’하는 일이 연출되고 있다. 1일 기준 주간 활성 이용자 수가 5억 명을 돌파했으며, 유료 구독자도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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