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받은 광물 채취? …화성시 광산, 법 허점 뚫고 산지 초토화

화성시 봉담읍 상기리 광산이 광물 채취 허가를 받고도 매일 수십 대 덤프트럭을 동원해 원석을 대거 반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석이라면 엄연히 토석 채취 허가가 별도로 필요하지만, 해당 광산은 관련 허가조차 없이 광물을 핑계 삼아 사실상 골재 장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행정당국이 사실상 눈 감고 있는 사이, 산지는 파헤쳐지고 불법 골재는 유통망을 타고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경기도청 에너지관리과는 “광물 채취 허가와 토석 채취 허가는 별개”라며 “원석 상태의 돌덩이는 토석 채취 허가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해당 광산은 토석 허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불법이다. 

현장에서는 덤프트럭 수십 대가 줄지어 대기하며 거대한 돌덩이를 실어 나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OO이엔씨가 운영하는 이 광산은 규석 광산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석산처럼 운영하며 원석을 대거 외부로 반출하고 있다. 

업체 측은 H기업에 저품위 광물을 납품한다고 주장했지만, 품목과 유통 과정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으며, 거친 원석은 H기업을 거쳐 파쇄된 후 A레미콘 등 최종 골재 수요처로 흘러들고 있다. 

더 문제는 이 업체가 이미 과거에도 불법 채굴과 환경 훼손으로 화성시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는 점이다. 

손해배상 소송, 허가 연기 불허 사태 등 구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관리·감독이 허술한 틈을 타 여전히 뻔뻔하게 불법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광물 부산물’이라는 허술한 변명 아래 전국 석산들이 사실상 골재를 노리고 산지 파괴를 일삼고 있다. 

덤프트럭이 줄지어 산지를 오가는 장면은 더이상 낯설지 않으며, 행정당국은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나, 업계에선 이미 뒷북 대처에 불과하다는 냉소가 나온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단순한 한 광산의 불법행위가 아니라, 법과 행정의 허점을 비집고 골재 공급 시장이 지하화된 심각한 구조적 문제다. 

제대로 된 관리·감독 없이 방치된다면, 화성뿐 아니라 전국 산지가 붕괴하는 건 시간문제다. 

산지 파괴, 법 허점 악용, 무책임한 행정의 삼박자가 만든 광산 난개발에 대해 더 미룰 시간 없다는 지적이다.


화성|최원만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n@donga.com


최원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