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화상, 일반 화상 대비 심각한 피부 손상 초래할 수 있어 [건강올레길]

수원 새솔외과의원 이하균 원장. 사진제공ㅣ수원 새솔외과의원

화상이라고 하면 고온의 물이나 불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는 화학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일명 ‘화학 화상’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화학 화상은 화학 물질이 피부 조직에 깊숙이 침투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화상과 달리 피부 표면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까지 심하게 손상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치료가 더욱 어렵고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화학 화상은 산업 현장이나 실험실 등에서 자주 발생하며, 그 원인도 산성 물질, 알칼리성 물질, 중금속염, 특수가스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위험 요인에 따라 화학 화상의 증상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산성 물질에 의한 화상은 피부에 가피를 형성할 수 있다. 알칼리성 물질의 경우, 해당 물질의 수산기로 인해 조직 단백질이 빠르게 손상되어 액화 괴사가 발생하므로 피부 표면뿐만 아니라 진피층이나 피하 지방층까지 손상될 수 있다.

화학 화상은 크게 1도에서 4도까지 분류된다. 1도 화상은 피부 표면만 손상되지만, 3도 화상에 이르면 피부의 모든 층이 손상될 수 있다. 이때 피부는 흰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고 색소 침착이나 비후성 반흔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3도 이상의 화상은 화상 부위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심지어 관절 구축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화상은 치료가 잘못되거나 미비하면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화학 화상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화학 화상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즉각적인 응급처치이다. 화학 물질이 피부에 접촉했을 때, 해당 부위를 즉시 물로 충분히 세척하여 화학 물질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단, 손상된 조직을 문지르는 등 물리적인 접촉을 가하면 상태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의 물을 이용하여 빠르게 씻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염된 의류 등을 제거하여 더 이상 조직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즉시 화상병원을 찾아야 한다. 화학 화상은 일반적인 열 화상보다 증상이 복잡하고 상태가 심각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미흡하다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화학 화상의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피부의 손상 정도가 깊어지고 그로 인해 필요한 치료의 범위도 넓어진다. 화학 화에 대한 치료는 열 화상에 대한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직 손상의 범위가 넓고 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피부 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피부 이식이나 흉터 제거 등 화상 치료에 대한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통해 피부 조직의 재건 및 회복에 힘써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일이 바로 화학 화상이다. 위험 물질을 다루는 산업 현장이나 연구실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보호용품을 적절히 사용해 화학 화상에 대비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다면 신속하게 응급 처치를 한 후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 얼마나 빨리 제대로 된 치료를 하느냐에 따라 화상 후 후유증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수원 새솔외과의원 이하균 원장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