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나이프’ 박은빈 “데뷔 30년? 배우 잘 선택한 듯” [DA:인터뷰③]

‘하이퍼나이프’ 박은빈이 데뷔 30년차의 소회를 밝혔다.

1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종영 인터뷰를 진행해 동아닷컴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은빈은 ‘하이퍼나이프’에서 가장 힘쓴 장면에 대해 “마지막 8부에서 양 경감을 죽인 뒤 선배님과 대치하는 장면은 이틀 동안 촬영했다. 그 장면을 정말 잘하고 싶었다. 대본이 나온 것을 보고,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이 드라마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달려왔다는 것을 연기로 설명해 줘야 한다는 직감을 받았다. 이 장면이 ‘하이퍼나이프’를 되돌아봤을 때 꼭 남았으면 했다. 웬만하면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데 책임감이 들었다. 그 장면을 봐야 감정선이 정리되고 해소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과도 그 장면을 잘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가장 클라이막스를 해뜨기 직전에 찍느라, 그 이틀이 세옥의 사투이기도 했지만 박은빈의 사투이기도 했다. 덕분에 감정을 오롯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 시청자 분들이 눈물이 난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특히 이번 ‘하이퍼나이프’의 장르를 시청자들이 ‘피폐 멜로’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박은빈은 “그게 저는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사랑이라는 게 많은 것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쉬운 말 같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사랑해요’라고 하기에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가두고 싶지 않은 것들을 느끼셨으면 했다. 세옥은 덕희에게 강한 애착을 느꼈고, 서로가 바라는 게 같으면서 달랐던 지점들이 복합적인 마음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취향에 맞으셨다면 이 드라마가 재밌으셨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데뷔 30년을 맞이하게 된 박은빈은 ‘하이퍼나이프’의 의미에 대해 “원래는 작년에 공개가 되길 바라면서 촬영했던 작품인데, 계획이 있어서 생각보다 공개가 늦어졌다. 작년에는 원래 1년에 한 작품씩 보여드린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나의 플랜에는 조금 어긋났다. 그러다 보니 30년 차에 ‘하이퍼나이프’를 보여드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이 질문을 받으니까 생각이 들었다. 촬영을 하면서 나를 환기시키는 해가 됐으면 하고 촬영했다. 안 해봤던 걸 해서 환기가 됐던 것 같고, 지금 촬영하는 ‘더 원더풀스’도 다른 결이 있기 때문에 그것 또한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또 3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묻자 “이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다. 사실 장래희망, 꿈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자문자답을 많이 했다. 칭찬받는 재미, 인정받는 재미가 분명 나를 바르게 자라도록 인도해준 것도 있었지만, 나의 꿈은 다른 데에 있는 건 아닐까 항상 탐색하면서 지냈다. 배우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 거라고 지낸 덕분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단단한 시간들이 이뤄졌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다른 꿈이 많았던 만큼, 어릴 때는 의사도 되고 싶었는데 의사를 연기하는 배우가 된 게 감회가 새롭더라. 늘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건 낯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만큼 심장을 뛰게 하는 직업을 생각해보면 배우를 선택한 게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디즈니+라는 OTT들이 지금 이 세상을 좀 더 넓게 전 세계로 이어주는 것 같다. 더 넓은 세상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시대가 됐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는 걸 한 번 더 느끼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정세옥(박은빈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최덕희(설경구 분)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드라마다.

박은빈은 존경하던 스승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진 섀도우 닥터 정세옥 역을 맡아 압도적 열연을 펼쳤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