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전설이 이럴수가’ 레반도프스키, 대표팀 ‘보이콧’ 선언…“감독 교체되기 전까지 복귀는 NO”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9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폴란드 대표팀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이를 고려해 현 감독이 재임 중인 한 대표팀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세계 최고의 팬들과 다시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레반도프스키 인스타그램 캡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7·FC바르셀로나)가 미하우 프로비에시 폴란드 대표팀 감독과의 갈등 끝에 대표팀 차출을 거부했다. 더욱이 “감독이 교체되기 전까지”라는 조건부 은퇴를 밝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9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폴란드 대표팀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이를 고려해 현 감독이 재임 중인 한 대표팀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세계 최고의 팬들과 다시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프로비에시 감독과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이다.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프로비에시 감독에게 부상 이후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못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점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이달 A매치 소집도 거부했다. 그가 빠진 사이 프로비레시 감독은 대표팀 주장 완장을 인터 밀란의 미드필더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에게 넘겼고, 레반도프스키는 2014년 이후 줄곧 맡은 주장직을 박탈당해 ‘보이콧’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레반도프스키는 A매치 158경기에 출전해 85골을 넣은 폴란드 대표팀 최다출전자이자 최다득점자다. 2008년 데뷔 이후 17년 동안 폴란드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몇몇 팬들은 그가 잦은 부상과 컨디션 문제로 대표팀 경기를 거르자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클럽 커리어에서도 레반도프스키는 찬란한 업적을 남겼다. 델타 바르샤바(폴란드)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2회 우승, 바이에른 뮌헨에서 8차례 리그 우승과 2020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2022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는 스페인 라리가에서도 2회 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의 이번 발표는 폴란드 축구계뿐 아니라 세계축구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그의 존재는 단순한 주장이 아닌, 팀의 중심이자 상징이기 때문이다. 특히 2026북중미월드컵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발생한 대표팀과의 결별은 폴란드의 대회 준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의 대표팀 은퇴 선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감독 교체를 요구하며 그의 편을 드는 반면, 일부는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서 사적인 감정을 앞세웠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레반도프스키의 향후 거취뿐 아니라 폴란드축구협회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