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 제작·출연진이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날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 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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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운 로봇, 그 로봇에게 사랑을 배운 브로드웨이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기적을 썼다. ‘어쩌면’도, ‘어쩌다’도 아닌, ‘퍼펙트’한 기적의 결과다.사랑을 배운 로봇, 그 로봇에게 사랑을 배운 브로드웨이
8일(현지시간)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이 작품은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차지하며, 2025년 토니상 최다 수상작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앞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토니상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와 함께 최다 노미네이트작으로 주목받았다. 결국 시상식 당일, 가장 뜨거운 박수와 함께 그 이름이 여섯 번이나 무대 위에서 호명됐다. 한국 소극장에서 출발한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한복판에서 기적을 쓴 순간이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버전. AP뉴시스
● 헬퍼봇의 사랑과 이별…그리고 다시, 노크
이 뮤지컬은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의 생활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구형’으로 분류돼 버려진 두 대의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 낡은 아파트의 각 방에 혼자 남겨진 이들은 어느 날 클레어가 충전기를 빌리기 위해 올리버를 방문하는 사소한 만남으로 엮이게 된다. 모델도, 성격도, 충전 방식도 다르지만 둘은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고, 마침내 함께 반딧불이를 보러 제주도로 떠나는 여행을 감행한다.
사실 이들의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나 모험이 아니었다. 올리버는 여전히 자신에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옛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고 있고, 클레어는 인간의 감정은 변한다는 걸 알기에 그 믿음을 조심스러워한다. 각자의 상처와 기대, 그리고 미세하게 어긋나는 희망이 이들의 여행을 더 깊게 만든다.
결국 둘은 서로에게 감정이 깊어짐을 깨닫고 연인이 된다. 하지만 클레어의 내구성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반복되는 고장,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 클레어는 짐이 되기 싫다는 이유로 관계를 끝내자고 제안하고, 둘은 자신들이 함께한 모든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박천휴(왼쪽) 작가와 작곡가 윌 애런슨. AP뉴시스
기억을 지운 뒤, 더이상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게 된 둘은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클레어가 또다시 충전기를 빌리러 온다. 이 장면에서 클레어는 이렇게 묻는다.
“괜찮을까요?”
올리버는 대답한다.
“어쩌면요.”
이 한 줄은 공연 전체의 제목이자 메시지다. 사랑이란 게 꼭 해피엔딩일 수는 없지만,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여운. 관객의 마음은 이 마지막 대사를 소중하게 보듬고, 품는다.
이 장면에서 흐르는 피날레 넘버 ‘사랑이란, 어쩌면’은 한국관객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 관객들에게도 ‘눈물 버튼’이 됐다. ‘나의 방 안에’, ‘Goodbye, My Room’, ‘반딧불에게’,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 등 명넘버가 줄줄이다. 박천휴, 윌 애런슨 콤비가 쓴 넘버들은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작별을 담아내며 이야기를 단단히 조여준다.
● 브로드웨이에서 증명된 K뮤지컬의 가능성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12월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됐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그해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고, 이후 한국뮤지컬어워즈 6관왕 수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24년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한 이후, 현재까지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2주 연속 티켓 매출 100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흥행성까지 입증했다.
모든 사랑이 해피엔딩일 순 없다. 하지만 ‘어쩌면’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 뮤지컬은 ‘가능성’이라는 문을 열었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뮤지컬은 100년이 지나도 세계 공연사의 ‘해피엔딩’으로 남을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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