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항1공장 전경. 사진제공ㅣ현대제철 포항공장

현대제철 포항1공장 전경. 사진제공ㅣ현대제철 포항공장




포항 2공장 폐쇄 이어 1공장 중기사업부도 매각설 나돌아
중국발 저가 공세에 이어 미국발 관세까지 겹쳐 설상가상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에 이어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마저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습에 이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충격까지 덮치면서 현대제철은 설상가상의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9일 철강업계와 현대제철 등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를 대주KC그룹에 매각을 추진중이라는 것. 현재 양사 협상 막바지 단계로 조만간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주KC그룹은 대주중공업을 통해 철구조물 제작 업체다.

현대제철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는 굴삭기 부품인 무한궤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포항 1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산 20만톤(t)으로 국내 최대다. 국내에서 무한궤도를 생산하는 곳은 사실상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현대제철은 지난 1986년부터 주요 건설장비 제조사에 굴삭기용 무한궤도를 공급해 왔으나 39년 만에 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무한궤도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문제는 중국발 저가 제품의 영향도 크다.
중국산 저가 무한궤도는 국내시장 교란은 물론 현대제철의 가동률까지 떨어뜨렸다. 궤도가 세밀한 수작업이 필요한 노동집약적 제품인 탓에 중국과 가격 경쟁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제철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설이 나돌자 직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사측은 조만간 노사 협의회를 열고 중기사업부 직원들을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 등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도시 포항도 철강 빅2인 현대제철 포항 1공장의 매각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항지역 경제계 한 원로는 “포스코에 이어 포항경제 버팀목인 현대제철 1공장 매각설은 포항으로서는 상당한 악재”라면서 “현대제철 그룹 차원의 회생방안은 물론 지역경제계도 머리를 맞대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포항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김명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