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4만 홈관중에 손을 흔들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상암 |뉴시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4만 홈관중에 손을 흔들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상암 |뉴시스



한국축구대표팀에 합류했던 토트넘(잉글랜드) 캡틴 손흥민의 알쏭달쏭한 거취 관련 코멘트에 영국 언론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0차전 홈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최종예선 무패(6승4무)로 승점 22를 쌓아 조 1위로 ‘세계 6번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자축했다.

발 부상 후유증으로 앞선 이라크 원정 9차전(2-0 한국 승)을 건너뛴 손흥민은 쿠웨이트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막판 7경기를 쉰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 교체 출전한 뒤 다시 EPL 최종전을 뛰지 않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을 소집하며 “손흥민을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했으나 출전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진행된 2차례 팀 훈련 모두 정상 소화해 출전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로 손흥민은 뛰었다. 후반 30분 교체투입돼 추가시간을 포함 18분 간 그라운드를 누벼 A매치 개인통산 134번째 출전을 기록했다. 이는 차범근, 홍명보(이상 136경기)에 이은 단독 3위 기록이다.

그래도 최대 관심은 따로 있었다.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은 손흥민의 새 시즌 거취다. 많은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활약하는 알나스르는 물론, 알힐랄과 알이티하드 등이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월드 클래스’로 도약한 손흥민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모두가 토트넘에 10년간 헌신한 손흥민의 충성심을 의심하지 않지만 돈에 눈이 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베테랑을 큰 규모의 현금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파다하다.

경기 후 당연히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경기장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이 남긴 답은 간단명료했다. “아직 토트넘과 계약기간이 남았다. 이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하기보다 우선 기다려야 한다. 많은 분들도 그렇지만 나도 상당히 궁금하다. 지금으로선 현재 위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어디에 있든 항상 최선을 다했고 노력한 선수인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영국 매체들이 그대로 넘길 리 없었다. ‘더선’과 ‘데일리메일’ 등 현지 대중지와 ‘풋볼런던’ 등 온라인매체들까지 일제히 토트넘 주장의 목소리를 실었다. 심지어 일부 매체는 손흥민이 전반전 도중 벤치에 앉아 4만 홈관중의 엄청난 함성을 듣고 멋쩍게 웃는 장면이 담긴 사진까지 띄워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남겠다”가 아닌, “지켜봐야 한다”는 부분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설왕설래를 하는 만큼 선수 자신도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손흥민은 당장 은퇴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마무리가 중요하다. 현역으로 마지막 선택이기에 더 신중해야 한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지난달 22일(한국시간)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UEL 결승전이 종료된 이후 그라운드에 앉아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페이스북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지난달 22일(한국시간)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UEL 결승전이 종료된 이후 그라운드에 앉아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페이스북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