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팬 매료시킨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 “욕심이 더 생겨요” [SD 사직 인터뷰]

롯데 홍민기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투구 도중 모자챙을 만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그래서 더 욕심이 생겨요.”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24)는 최근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당초 최고 시속 156㎞, 평균 150㎞ 이상의 제구된 직구로 KBO리그의 강타자들을 이겨내는 모습에 매료된 팬이 많았다. 여기에 최근 등판을 마친 자신에게 냉풍기를 틀어준 롯데 구단 관계자에게 깍듯이 인사한 모습이 전파를 타며 팬이 더 늘기도 했다. 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홍민기는 “팬들이 날 많이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시는 게 요즘 더 실감 난다. 그래서 더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홍민기는 팬들의 기대를 충분히 채우고 있었다. 그는 올 시즌 승패 없이 10경기(선발 2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ERA) 1.35(20이닝 3실점), 이닝당출루허용(WHIP) 0.85로 활약했다. 8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선 선발로 5이닝 3안타 무4사구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직전 경기인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구원등판한 그는 이틀 만의 선발등판에도 씽씽한 투구를 선보였다. 홍민기는 “광주 원정경기를 마치고 부산에 도착해 등판 소식을 들었는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니 잡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8일 경기에선 아쉽게도 데뷔 첫 승이 무산되기도 했다. 5-3으로 앞선 8회초 무사 1루서 김진욱이 두산 제이크 케이브에게 동점 2점홈런을 맞는 바람에 승리가 날아갔다. 하지만 홍민기는 아쉬움보다 동료를 향한 걱정이 앞섰다. 그는 “내 승리보다 (김)진욱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같이 힘들었다. 내게 ‘미안하다’고 하기에 마음이 정말 안 좋았다. 진욱이가 긍정적인 성격이니 금방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전했다.

홍민기는 어느 보직에서든 자신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그는 최근 등판에선 선발진 진입 가능성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좌완 불펜의 기량이 저하된 팀 사정에 따라, 후반기에도 불펜에서 힘을 보태며 기회를 엿볼 공산이 높다. 김 감독은 “지금 상황에선 (홍)민기가 불펜으로, 혹은 필승조로 들어간다면 운영이 확실해지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홍민기는 “어느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필승조의 (최)준용이나 (정)철원이 형만큼의 경험은 없지만,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