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떠났지만 우린 아직 보내지 않았습니다! 토트넘, ‘NO 7’ 상품 판매는 지금도 계속…널 어떻게 보내?

토트넘의 공식 온라인숍에선 여전히 ‘손흥민 콜렉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캡처｜토트넘 홋스퍼 온라인숍

토트넘 공식 온라인숍에선 손흥민 관련 물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후드 티셔츠는 물론, 스킬볼과 머플러 등이 눈길을 끈다. 사진캡처｜토트넘 홋스퍼 온라인숍

10년을 동고동락한 ‘리빙 레전드’ 손흥민은 떠났지만 토트넘(잉글랜드)은 미련이 많이 남은 듯 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 입단이 임박한 7일 새벽(한국시간)까지도 유니폼이나 티셔츠, 머플러, 모자, 머그컵 등 손흥민과 관련한 다양한 상품들을 토트넘 공식 온라인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손흥민의 LAFC 입단은 기정사실이다. LAFC는 6일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제작된 보도자료를 내고 “6일 오후 2시(현지시간·한국시간 7일 오전 6시) LA 다운타운의 BMO 스타디움에서 중대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거의 동시에 세계적 통신사 ‘AP’와 글로벌 스포츠채널 ‘ESPN’ 등 미국 매체들과 ‘BBC’, ‘더 타임즈’ 등 영국 유력 언론들도 일제히 “손흥민이 LAFC와 계약을 마무리했다. 토트넘에서 미국행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홍콩~한국을 잇는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 동행했던 손흥민은 입국 다음날인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면서 2015년 8월부터 함께 한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마무리한다고 알렸고,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 친선전을 마친 뒤 국내에 남았다가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로 향했다.

놀랍게도 손흥민은 LA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새 안방인 BMO 스타디움을 찾아 LAFC와 티그레스 UNAL의 리그컵 경기를 VIP 스탠드에서 관전했다. 물론 갑자기 등장한 한국인 특급스타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손흥민을 우연히 발견한 현지 팬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소식을 공유했고, 아예 LAFC에선 경기장 전광판에 ‘환영한다’는 영문 자막을 곁들여 띄우며 ‘LAFC 포워드’라는 문구를 새겨 “손흥민은 우리팀 소유”라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아니 공식 입단행사가 될지 모를 기자회견이 임박한 이 시점까지도 토트넘은 손흥민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모습이다. 그럴 만도 하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넣고 101도움을 올린 그는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23골)에 올랐고, 지난 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손에 넣으며 프로 커리어 첫 우승에 성공했다. 매 경기, 매 시즌이 드라마틱했고 뜨거운 여정이었다.

여전히 여러 영국 매체들은 끊임없이 손흥민 소식을 쏟아낸다. 물론 평소라면 관심도 전혀 주지 않는 MLS이지만 ‘손흥민이 뛰는’ 무대라면 다르다. 영국 축구 역사상 그처럼 많은 사랑을 받은 아시아 선수는 없었다. 걸어다니는 문화 컨텐츠였고, 홍보대사였다.

상품가치 역시 대단했다. “런던 여행 중에 토트넘 경기도 보는 것이 아닌, 손흥민이 토트넘을 위해 뛰는 경기를 보기 위해 런던을 찾는다”는 한국인들이 많았다. 실제로 토트넘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엔 태극기를 들고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은 한국팬들로 가득했다.

또 스타디움 내에 마련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린 것은 역시 손흥민과 관련한 상품들이었다. 스포츠동아가 파악한 결과, 경기 비중과 주중·주말의 편차가 다르긴 했으나 경기당 평균 1000장 이상은 무난히 팔렸다는 후문이다.

이제 토트넘은 그 자리를 아쉽게도 내줘야 한다. 리오넬 메시가 몸담은 인터 마이애미 등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인 LAFC는 이미 ‘손흥민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LAFC 경기장 매장엔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유니폼을 구매한 뒤 임의로 손흥민의 이니셜(SON)과 등번호 7번을 새겨넣었다는 후문이다. 마침 LAFC엔 7번이 비어있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