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뷰가 국물 맛을 더 깊게 만든 철원 직탕가든[여밤시]

철원의 명소 직탕폭포. 높이는 3m에 불과하지만 폭이 80m에 이르는 독특한 형태로 ‘한국의 나이아가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양형모 기자

한탄강을 따라 흘러내린 물줄기와 현무암 절벽. 그 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철원의 명소 직탕폭포다. 대부분의 ‘국산’ 폭포들이 위에서 곧고 좁게 떨어지는 모습인 데 비해 직탕폭포는 높이는 3m 남짓이지만 폭이 80m에 이른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한국의 나이아가라’. 실제로 보면 나이아가라의 미니어처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고 가까이 하기 편하달까.

직탕가든은 폭포 코앞에 위치한 식당이다. 운좋게 2층 창가를 차지할 수 있다면 눈과 귀가 동시에 시원해지는 폭포 뷰를 만끽할 수 있다. 직탕가든은 민물 매운탕집이다. 이런 곳에서는 메기보다 도시에서 먹기 힘든 잡어 매운탕에 눈이 간다. 3인분 6만3000원. 수제비 사리를 추가하려 했더니 직원이 “양이 많아 드셔보고 추가하시라”고 만류한다.

직탕가든의 잡어 민물매운탕. 잡어 특유의 쿰쿰함과 흙내가 어우러져 깊은 맛을 우려낸다. 양형모 기자

뜨끈 얼큰한 국물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캬아~ 좋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야성(野性)이 녹아있는 맛이랄까. 시원하고 깊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 먹어 본 민물 매운탕 중에서도 확실한 ‘상타치’다. 잡어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쿰쿰함이야말로 흙내와 함께 민물 매운탕의 양대 매력이자 미력(美力)이 아니겠는가.

풍경까지 함께 끓여낸 매운탕 한 냄비. 국물이 소주를 부르고, 소주가 국물을 부른다. 창밖으론 직탕폭포가 길게 드러누워 포말을 일으키고, 바람이 선선해지니 늦은 오후의 공기가 맛있어졌다.

PS. 아참, 수제비는 결국 추가하지 못했다. 대신 수제비를 닮은 소주병이 몇 병 추가되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