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가 미국 드라마 ‘버터플라이’에서 주조연으로 출연하며 글로벌에 진출한다. 21일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김태희는 “지금껏 맡은 캐릭터 중 가장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밝혀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김태희는 극 중 주인공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과 부부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배우 김태희가 미국 드라마 ‘버터플라이’에서 주조연으로 출연하며 글로벌에 진출한다. 21일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김태희는 “지금껏 맡은 캐릭터 중 가장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밝혀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김태희는 극 중 주인공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과 부부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알파걸의 숙명, 케이(K)-미드로 깬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속 또 다른 미국산 케이(K) 드라마 ‘버터플라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tvN과 OTT 티빙을 통해 22일 국내에도 첫 선을 보이는 가운데, 주조연으로 등장하는 김태희가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일부 갑론을박마저 낳고 있는 김태희를 향한 ‘세간의 관심’은 ‘알파걸의 숙명’으로 요약된다. ‘알파걸’은 학업, 직업 등 제 분야에서 남다른 성취를 이룬 여성을 뜻하는 글로벌 신조어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대표 알파걸로서 ‘서울대 출신’, ‘국가 대표 급 미모’, ‘세기의 결혼’ 등 그를 둘러싼 객관적 정황은 부러움을 사는 ‘인장’이지만 동시에 이유불문 편견을 불러오는 ‘낙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번 복귀 역시 ‘알파걸의 숙명’을 피해가진 못했다. 그 불씨는 지난 20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지펴졌다. 15년 만의 토크쇼 출연으로, 작품보다 외모, 남편 정지훈, 학벌에 관련된 집중 질문이 쏟아졌다. 일부 시청자는 “외모, 학벌 빼면 질문을 못 하냐”, “비 얘기할 거면 비를 불러라”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김태희는 그저 성의껏 답했을 뿐이었으나, 그 의도와 상관없이 또다시 구설에 오르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말았다.

21일 열린 ‘버터플라이’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장면이 펼쳐졌다.

‘버터플라이’의 총괄 프로듀서 겸 주연 배우로도 나선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대니얼 대 킴이 상대역이던 김태희의 ‘영어 대사 소화 력’을 칭찬하던 과정에서 “아무나 서울대를 나오는 게 아니지 않냐”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북미식 농담으로 갈음할 수도 있지만, 일각에선 요즘 세대의 표현을 빌려 ‘서울대 드립이 또 나왔다’며 다소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유퀴즈 언 더 블록’은 김태희의 15년 만의 토크쇼로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의 작품이나 연기 보다는 가정사, 외모 등에 초점을 맞춘 인터뷰로 아쉬움을 낳았다.

지난 20일 방송된 ‘유퀴즈 언 더 블록’은 김태희의 15년 만의 토크쇼로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의 작품이나 연기 보다는 가정사, 외모 등에 초점을 맞춘 인터뷰로 아쉬움을 낳았다.


남편 정지훈과 관련 질문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 대목에서 김태희는 “남편이 전적으로 응원해줬다”고 답했다.

이런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버터플라이’에서 김태희는 그의 화려한 연기 이력에 견주어 “가장 평범한 캐릭터”를 맡았다. 덧붙여 주연이 아닌 “조연 비중”임을 강조하기도 한 이날 김태희의 언급과 관련해 연예계 안팎에선 알파걸이란 무게감으로부터의 ‘해방감’ 측면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버터플라이’는 전직 정보 요원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과 그를 ‘제거’하려는 현직 요원의 대립을 그린 스파이 스릴러물. 북미 시간 13일 글로벌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선 공개됐고, 단숨에 인기 차트 최상위권을 장식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버터플라이’에는 김태희 외 박해수, 김지훈, 성동일, 이일화 등도 출연한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