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에서 배우 김민상이 권력자 연기의 다른 결을 펼치며 현실주의 빌런에 등극했다.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극본 임진아, 연출 장영석, 이하 ‘트라이’)에서 김민상은 한양체고 럭비부의 운명을 쥔 교감 성종만 역을 맡아 다채로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성종만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제도와 자원을 앞세워 럭비부를 몰아붙였다. 우선 특별전형 방식을 바꿔 판을 흔들고, 시설 사용을 명분으로 훈련 장소를 옮기게 했다. 또한 주가람(윤계상 분)의 병원행을 캐며 감독 자격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아 압박의 근거를 쌓았다.

지난 방송에서는 결이 달라졌다. 성종만은 회의 자리에서 럭비부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전환, 체단실을 럭비부에 배정해 훈련 기반을 다졌다. 이어 문웅(김단 분)의 과거 학교폭력 이슈에도 “훈련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못 박으며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속내는 점차 분명해졌다. 성종만은 “감독만 갈아치운다면”이라는 말로 ‘팀은 유지하되 지휘 체계는 교체’라는 계산을 드러냈고, 이후 방흥남(정순원 분)에게 주가람이 병원에 간 이유를 찾아내라며 압박의 경로를 구체화했다.

이처럼 김민상은 절제된 톤과 표정으로 ‘현실주의 빌런’의 무게에 설득력을 더했고, 윤계상과의 대립 장면에서는 직설적인 대사를 빠른 템포로 주고받으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극이 후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종만의 다음 한 수에 시청자의 관심이 모인다.


한편 김민상은 8년 만에 연극 ‘물의 소리’를 통해 무대로 돌아온다. 오는 29일 개막하며, 그는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동호 역을 맡아 ‘물’을 매개로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낼 전망이다. 오는 연극은 29일 개막하며, ‘트라이’는 매주 금, 토 오후 9시 50분 SBS에서 방송된다.

사진=SBS ‘트라이’, 극단 맨씨어터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