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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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적 세계관, 일명 ‘연니버스’를 구축하며 주목 받아온 연상호 감독이 신작 ‘얼굴’로 5년 만에 ‘극장’으로 돌아온다. ‘얼굴’은 최근 ‘지옥’, ‘기생수’, ‘계시록’ 등의 작품을 잇달아 넷플릭스에서 선보였던 연 감독이 2020년 ‘반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극장용 영화’다.

오랜만에 극장에 돌아온 만큼, 연 감독은 ‘얼굴’로 ‘초심 찾기’에 나섰다. ‘얼굴’은 연 감독이 직접 집필한 동명의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만화 ‘얼굴’은 초기작인 2013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사이비’의 대본 작업 이후 곧바로 구상한 작품이다, 다시 말해 일찍부터 ‘창작자’ 연상호의 세계관에 자리 잡고 있었던 이야기인 셈. 따라서 이번 영화는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연 감독의 초기작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사건과 묵직하고 선명한 주제 의식을 담는, ‘태초의 연니버스’를 떠올리게 할 작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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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개봉하는 ‘얼굴​’은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의 아들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 감독은 고도성장의 시기인 1970년대와 현재 시점을 오가며 펼치며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본성을 날카롭게 파헤칠 예정이다.

개봉에 앞서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연 감독은 만화 ‘얼굴’이 가진 힘, 특히 엔딩에 이르러 느껴지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담고자 영화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감정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은 만나기 쉽지 않다”고 확언한 연 감독은 “그 감정을 관객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부산행’ 등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를 선보였던 연 감독은 초창기 작품을 만들 듯 제작비 역시 확 줄였다. 수십에서 수백억 규모의 제작비를 들였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얼굴’은 제작비는 불과 2억 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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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연 감독은 “저는 늘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영혼을 위해서는 새로운 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물론 두려움도 있었다. 제가 그동안 규모가 큰 영화를 많이 해서 이번에 영화가 너무 후지게 나오면 어쩌냐는 걱정도 했다. 그런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야 했다”라며 “그런데 현장에서 배우들과 제작진, 우리 팀들이 모이고 난 후에는 그런 걱정이 전부 없어졌다. ‘얼굴’의 촬영장이 가장 풍요로웠다”라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의 ‘초심 찾기’를 위해 배우 박정민과 권해효가 힘을 보탰다. 앞서 ‘염력’과 ‘지옥’을 통해 연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박정민은 이번 영화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 역을 모두 소화하며, 배우 인생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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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감독에게 직접 ‘1인 2역’을 제안했다는 박정민은 “아들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그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아들을 연기하는 배우가 연기한다면 관객들에게 이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저 또한 배우로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1인 2역을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임영규 역을 맡아 박정민과 부자 호흡을 맞춘 권해효도 ‘시각장애인’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도전에 나섰다. 권해효는 “촬영장에서 렌즈를 착용하고 연기했는데, 그 렌즈를 끼면 실제로 앞이 잘 안 보인다”라며 “사실 많은 정보가 눈을 통해 들어오지 않는다. 다른 배우의 작은 몸짓이나 숨소리에도 반응하고 자극받길 마련인데 눈이 보이지 않으니 대한 묘한 편안함이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작고하신 장인어른이 실제 시각장애인이셨다면서 “장인어른의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연기할 때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