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믿어도 됩니다’…구위 회복하고 마무리본능 되찾은 삼성 김재윤의 반전

삼성 김재윤은 6월까지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7월 이후 구위를 회복하며 마무리 본능까지 되찾았다. 후반기에는 0점대 ERA를 기록하며 삼성이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해냈다. 뉴시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김재윤(35)은 올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안정감을 되찾는 듯하다가도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6월까지 5세이브를 올리는 데 그쳤고, 평균자책점(ERA)도 6.68에 달했다. 좀처럼 회복세가 보이지 않자 결국 3년차 우완투수 이호성(21)에게 마무리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좀처럼 구위가 올라오지 않은 데다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도 예리하게 꺾이지 않았던 탓이다. KT 위즈 시절 3년 연속(2021~2023년) 30세이브를 올렸던 위용은 사라졌고,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 추격조로 나서며 자신감을 되찾고자 했지만, 상황이 좋아지지 않은 탓에 퓨처스(2군)팀에서 조정기를 거쳐야 했다.

김재윤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로 홀드를 따내며 전반기를 마친 게 전환점이었다. 앞선 4경기에서 3차례 실점했던 최악의 흐름을 끊어낸 효과는 결코 작지 않았다. 23일까지 후반기 12경기에서 1승1패2세이브, ERA 0.73으로 전반기(ERA 6.75) 때와 180도 다른 투수가 됐다. 후반기 들어 실점한 경기는 2일 대구 LG 트윈스전 1경기가 전부고, 11개의 삼진을 엮어내며 4사구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 구위를 회복한 게 결정적이다. 올 시즌 김재윤의 직구 평균구속은 144.5㎞인데, 지난달 24일 대구 SSG 랜더스전부터는 꾸준히 146㎞ 이상의 평균구속을 유지하고 있다. 8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올 시즌 가장 빠른 148.5㎞의 직구 평균구속을 마크했다. 직구에만 의존하지 않고, 매 경기 변화구 구사 비율을 조절하며 패턴을 바꾸기도 한다.

무엇보다 마무리투수 본능을 회복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이호성이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1일부터 박진만 삼성 감독은 주저 없이 김재윤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이후 김재윤은 5일 인천 SSG전부터 2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8연속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2세이브를 수확했다. 삼성이 최근 10경기에서 6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키운 데도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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