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권희동, SSG 박성한, 삼성 이재현이 올 시즌 더욱 짙어진  투고타저 현상 속에서도 특유의 선구안과 끈질긴 승부 근성을 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SSG 랜더스·삼성 라이온즈

NC 권희동, SSG 박성한, 삼성 이재현이 올 시즌 더욱 짙어진 투고타저 현상 속에서도 특유의 선구안과 끈질긴 승부 근성을 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SSG 랜더스·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투고타저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권희동(35·NC 다이노스), 박성한(27·SSG 랜더스), 이재현(22·삼성 라이온즈)이 특유의 ‘눈야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3명의 진가는 순출루율에 잘 나타난다. 순출루율은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값으로, 타자의 선구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전체 타자 중 1위를 달리는 권희동의 순출루율은 0.150이다. 박성한(0.122)과 이재현(0.110)이 뒤를 잇는다. 권희동(0.385)과 박성한(0.382)은 출루율에서도 각각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호준 NC 감독은 “(권)희동이는 상대의 볼배합을 잘 계산해내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셋의 선구안이 뛰어난 데는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침착하게 승부한 영향이 크다. 타석당 투구수가 이를 보여준다. 이 부문 1위 박성한은 투수가 타석당 4.57개의 공을 던지게 만들었다. 권희동(4.50개)과 이재현(4.41개)도 끈질긴 승부를 보여준 날이 많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박)성한이는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도 볼넷을 골라낼 능력이 된다. 투수들로 하여금 더 많은 공을 던지게 만드는 셈”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타격 사이클이 내려간 이재현은 ‘눈야구’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 14홈런, 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4로 활약하며 삼성 타선의 한 축을 맡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이재현은 안타 없이도 멀티출루를 해낸 횟수가 올 시즌 4차례로 적지 않았을 만큼 ‘눈야구’로 부족한 타격을 메우기도 했다. 타격 반등에 성공한다면 권희동, 박성한에 버금가는 출루율도 기대할 만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재현이는 우리 팀에서 선구안이 가장 좋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정립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셋의 ‘눈야구’는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 올 시즌 KBO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은 타율 3할을 기록한 타자가 현저히 줄었다.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지난해 24명에 달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10명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과 공략이 쉽지 않은 구위형 투수의 강세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이들 3명의 ‘눈야구’는 이러한 요인들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