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영 SNS

박규영 SNS



배우 박규영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 눈길을 ‘확’ 끈다. 글은 단 한 줄도 없었는데, 보는 순간 누구나 “이거 그냥 시골길 화보 아냐?” 싶을 정도.

검정 민소매 톱에 꽃무늬 바지, 흔히 ‘몸빼’라고 부르는 스타일을 매치했는데, 이게 또 힙하다. 보통은 ‘촌스럽다’는 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아이템인데, 박규영이 입으니 보헤미안 무드의 힐링룩으로 변신했다.


여기서 잠깐, ‘몸빼’라는 단어의 정체를 짚고 가자. 사실 ‘몸빼’는 한국 토종 표현이 아니라 일본어 ‘몽삐(もんぺ, monpe)’에서 유래한 말이다. 원래는 농촌이나 노동 현장에서 입던 헐렁한 작업복 바지를 뜻했는데, 한국에서는 꽃무늬나 헐렁한 패턴 바지를 통칭하는 단어로 굳어졌다. 즉, 원래는 ‘논밭 룩’이었단 얘기다.


그런데 박규영은 이 ‘논밭 룩’을 과감하게 런웨이로 끌어올렸다. 패션 전공자(연세대 의류환경학과 출신)답게 디테일은 치밀하다. 민소매 톱으로 상체를 심플하게 눌러주고, 화려한 패턴의 바지를 시원하게 살려줬다. 팔을 덮은 흰색 슬리브 워머, 머리에 꽂은 노란 나비핀, 그리고 블랙 선글라스까지 더하니 ‘촌스러움의 재해석’ 완성.

이번 사진은 패션 교과서 같은 메시지를 남긴다. 촌스러운 옷은 없다. 다만 소화 못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박규영이 보여준 건 몸빼도 패션이고, 논밭도 런웨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