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승 후 5경기 ERA 2.25에도 승리 없이 1패…KT 고영표, 아홉수 탈출엔 동료 지원 절실

KT 에이스 고영표가 시즌 9승을 달성한 뒤로 연일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고영표가 아홉수를 깨기 위해선 동료들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34)에게는 동료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고영표는 지난달 2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9승을 올린 뒤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27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5경기(선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2.25, 이닝당출루허용(WHIP) 0.86의 역투를 펼치고도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4회로 제 몫을 하고도 동료들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한 날이 많았다.

고영표가 승리를 올리지 못한 건 저조한 득점지원이 영향이 가장 컸다. KT 타자들이 고영표의 최근 5경기에서 지원한 점수는 경기당 0.75점에 불과했다. 이는 이 기간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 21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선 고영표가 6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음에도 단 한 점도 지원해주지 못했다. SSG 선발 드류 앤더슨(6이닝 무실점)에게 꽁꽁 묶인 영향이 컸다. 타선은 경기 후반 SSG의 불펜을 상대로 한 점 뽑았지만, 고영표를 패전에서 구하진 못했다. 심지어 불펜에서도 적잖이 실점한 탓에 역전 가능성이 더욱 줄어든 상태였다.

불운은 동료들의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3일 창원 NC전에선 날씨마저 고영표를 외면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 중이던 KT는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7이닝 1실점 역투에도 연장 10회초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에 고영표가 팀을 구하기 위해 불펜으로 잠시 등판해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야속한 비가 KT와 고영표의 의지를 꺾었다. 게다가 1-1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2·3루서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아쉬움이 더 컸다.

고영표의 아홉수를 끊는 데는 결국 동료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고영표는 올 시즌 22경기에서 9승5패, ERA 2.92, WHIP 1.19로 맹활약하고 있다. ERA는 임찬규(LG 트윈스·2.71), WHIP는 원태인(삼성·1.07)과 선두를 다툴 정도로 출중하다. KT로선 올 시즌 고영표가 등판한 날이면 마운드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할 필요가 없었다. 타선의 지원이 좀 더 뒷받침되지 못해 아쉬운 날이 더 많았다. 아홉수 탈출은 2023년(12승7패) 이후 2년 만의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을 앞둔 고영표에게도 절실한 일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