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 세워진 감옥, 극단 불 대표작 ‘공공공공’이 돌아온다

감옥은 어디에나 있다.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들어가고, 미래의 대통령이 감옥에서 나오며, 악당이 안과 밖을 넘나드는 이 시대. 연극 ‘공공공공’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과연 무엇이 감옥인가?”

작가 주수자의 희곡 ‘공공공공’이 9월 3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재공연된다. 작품은 감옥에 갇힌 다섯 남자의 이야기이자, 현대를 은유하는 시대극이다. 무기수, 간수, 주식 브로커 허수, 사교 교주 주팔삼, 청년 용수 등 인물들의 교차하는 서사는 옥중담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무수한 ‘감방’들로 짜여 있음을 드러낸다. 부자와 가난, 직장과 가족, 사랑과 증오까지. 모두가 저마다의 감옥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는 화두다.

연극은 또한 ‘자유는 가능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죄인에서 해방된 자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인간은 감옥 안에서도 초월할 수 있을까. 무대 위 ‘공공공공’은 자유의 여정을 탐구하는 여정이 된다.

이번 무대는 극단 불의 대표 전기광이 연출을 맡았다. 조명 이인연, 무대 박재범, 영상 장재호, 소품 김종한, 마케팅 채주원, 홍보 문상원, 조연출 박준일·김동현이 참여해 작품을 완성했다.

출연진은 베테랑과 신인이 함께한다. 장두이, 강희영, 주원성, 박새슬, 김희정, 박은재, 안호주, 김산, 김수정, 황정후 등 70대 원로부터 20대 신예까지 무대에서 호흡을 나눈다.

작품의 저자 주수자는 시와 소설, 희곡을 넘나드는 문학인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미국·프랑스·스위스에서 장기간 유학 생활을 했다. 2001년 소설가로 등단해 ‘빗소리 몽환도’, ‘복제인간 1001’ 등의 희곡과 ‘Night Picture of Rain Sound’ 등의 소설을 발표했으며, 2025년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미지와 서사가 교차하는 그의 작품답게 이번 무대에서도 ‘감옥의 시대’를 날카롭게 직조한다.

극단 불은 창작 단막극 축제를 꾸준히 이어오며 ‘빗소리 몽환도’, ‘WHY?’, ‘향인’, ‘엔트로피’, ‘모기전쟁’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쌓아왔다. ‘공공공공’은 2021년 초연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르며, 극단 불의 창작 세계를 이어간다.

연극 ‘공공공공’의 티켓은 인터파크와 대학로 티켓닷컴에서 9월 13일까지 예매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더 자세한 소식은 극단 불 블로그와 공식 홈페이지, SNS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