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안현민, 키움 송성문, 두산 양의지(왼쪽부터)가 올 시즌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이들 3명은 외국인타자들을 제칠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인 건 물론, 클러치 상황에서도 출중한 타격을 선보였다. 사진제공|KT 위즈·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KT 안현민, 키움 송성문, 두산 양의지(왼쪽부터)가 올 시즌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이들 3명은 외국인타자들을 제칠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인 건 물론, 클러치 상황에서도 출중한 타격을 선보였다. 사진제공|KT 위즈·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안현민(22·KT 위즈), 양의지(38·두산 베어스),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 리그 최정상급의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타율 부문의 1위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를 마친 뒤에는 안현민, 양의지,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의 타율이 모두 0.333으로 같았다. 지금의 흐름이면 단 몇 리, 몇 모 차이로 타이틀 홀더가 가려질 공산도 높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타율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타자들이 적지 않다. 안현민, 양의지, 송성문이 대표적이다. 이들 3명은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서도 유독 빼어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다양한 변수를 보정한 세부 지표 wRC+(조정득점창출력)가 이를 보여준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기준으로, 안현민(172.5)과 양의지(159.9), 송성문(157.1)이 이 부문 1~3위를 달리고 있다.

wRC+는 투고타저처럼 리그 전반에 일어난 현상과 투수·타자친화형 구장 사용에 따른 차이를 보정한다. 리그 평균이 100이라면, 같은 환경에선 이들 3명이 평균적인 타자들보다 50% 이상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달리 말하면 어떠한 변수가 생겨도 안타나 볼넷으로 출루하고, 장타를 쳐내는 능력 자체는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들 3명은 외국인타자들도 모두 뛰어넘었다. 올 시즌 홈런 부문 1위를 달리는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135.8)와 지난 시즌 단일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02개)을 세운 레이예스(125.4)도 셋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메이저리그(MLB)의 야구 통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웹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선 wRC+가 140 이상이면 ‘그레이트(Great)’, 160 이상이면 최상 등급인 ‘엑설런트(Excellent)’로 분류한다. 올 시즌 리그 전체 외국인타자들 중에선 오스틴 딘(LG 트윈스·150.6)만 이 기준을 충족한다. 상위 3명 중에는 안현민이 최상위 등급에 속한다.

흥미로운 건 이들 3명의 해결사 본능도 출중하다는 점이다. wRC+는 현존하는 타격 지표 중에서도 타율만큼이나 비중 있게 쓰인다. 하지만 이 기록상 주자가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에서 안타, 홈런이 지닌 가치는 동일하다. 여기선 승리확률을 높인 플레이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보여주는 WPA(승리확률기여합산)가 타자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안현민(2.63·1위), 양의지(2.19·3위), 송성문(2.17·5위)은 이 부문에서도 모두 최상위권에 속해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