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상반기 7조6582억 매출·5300억 영업이익… 적대적 M&A 1년 맞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 시도 1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업을 만들자”는 의지를 밝혔다.

최윤범 회장은 이제중 부회장, 박기덕 대표이사 등 경영진과 함께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과 업황 부진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덕분에 고려아연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최윤범 회장은 지난해 9월 영풍·MBK가 기습적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했던 당시를 언급하며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던 순간 상대는 치밀하게 공격을 감행했지만 우리의 저력을 과소평가했다. 거센 공격에도 고려아연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윤범 회장은 올해 실적을 직접 짚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글로벌 아연·연 사업이 수요 정체와 규제 강화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했지만,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 7조6582억 원과 영업이익 5300억 원을 달성했다”며 “성과는 그 어느 때보다 값지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의 글로벌 위상 강화도 언급됐다. 최윤범 회장은 “자원무기화와 블록경제 흐름 속에서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생산 기업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했다. 최윤범 회장은 당시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탈중국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1400억 원을 투자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도 추진 중이다.

안티모니 수출 확대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과 8월 각각 20톤씩 미국에 수출했으며, 다음 달에는 국내 화학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50톤을 추가 수출할 예정이다.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이 더 큰 무대로 나아갈수록 적대적 M&A 세력의 공격은 거세지겠지만, 50년간 쌓아온 경쟁력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