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안현민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 3회초 데뷔 첫 20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양 손가락으로 숫자 ‘20’을 표현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안현민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 3회초 데뷔 첫 20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양 손가락으로 숫자 ‘20’을 표현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 안현민(22)이 데뷔 첫 20홈런을 달성하며 역대 최정상급 선수들과 같은 커리어 출발점을 만들었다.

안현민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석권에 도전한다. 그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타격 3개 부문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안현민은 수비서도 외야수 보살 1위를 달리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역대 신인상 수상자 중 타격 2개 부문 이상을 휩쓴 이는 1993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양준혁과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뛴 박재홍 등 2명뿐이었다. 양준혁은 타율, 장타율, 출루율 1위를 차지했다. 박재홍은 홈런, 타점 선두에 오르며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안현민은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 첫 20홈런을 달성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삼성 좌완 이승현의 초구를 당겨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안현민의 타구는 관중석을 넘어 구장 밖으로 날아갔다.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평균 홈런 비거리 1위(129.2m)를 달리던 그는 135m의 장외 아치로 또 다시 한 번 괴력을 뽐냈다.

22세 이하에 20홈런 고지를 밟은 것도 4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KBO리그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22세 이하의 나이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홈런 이상을 날린 이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1997~1998년),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2004년), 김태균(한화 이글스·2001·2003~2004년)을 비롯해 총 17명뿐이었다. 2001년 20개의 홈런을 날리며 신인왕에 오른 김태균과 1995년 삼성의 3루수로 22개의 홈런을 친 이동수 등 2명은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KT 안현민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 3회초 좌월 2점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안현민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 3회초 좌월 2점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구단 안에서도 안현민이 본보기로 삼을 선수가 존재한다. 22세 이하에 20홈런 이상을 2차례 기록한 강백호(2018·2020년)다.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T에 입단한 그는 그해 홈런 29개를 날리며 신인왕에 올랐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KT가 신인왕을 배출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안현민의 기록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는 10경기 이상 남았다. 안현민은 4일 수원 LG 트윈스전서 한 달여 만에 손맛을 봤고, 이후 4경기 만인 14일 삼성전서 또 하나의 아치를 그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올해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현민이 어떤 최종 성적표를 남길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