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후반 추가시간만 51골…K리그1, 진정한 100분 축구의 시대로 전환→‘드라마틱한 반전’ 전북을 보라! 체력·집중력 중요성↑

통산 10번째 우승을 앞둔 전북은 올해 초 동계훈련 기간 혹독한 체력훈련을 통해 ‘100분 축구’를 대비했고, 효과를 봤다. 특히 전, 후반 추가시간 실점이 2골로 가장 적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올해 초 태국 후아힌에서 진행된 동계훈련에서 체력 프로그램을 집중 가동해 ‘100분 축구’를 대비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경기를 시즌 내내 이어가며 우승을 목전에 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에서는 “킥오프 직후 5분, 종료 5분 전을 조심하라”는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경기를 시작하며 대형을 갖추느라 서로가 어수선할 때, 또 체력이 떨어진 경기 막바지에 적지 않은 골이 터진다는 의미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도 예외가 아니다. 팀당 29경기씩 소화한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에만 12개 구단 통틀어 총 51골이 터졌다. 당장 직전 정규리그 29라운드에도 김천 상무와 광주FC가 각각 대구FC, 수원FC를 상대로 ‘최후의 5분’에 득점했다.

다만 K리그1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은 강원FC와 FC안양이다. 나란히 7득점을 뽑았다. 강원의 팀 전체 득점이 29골로 경기당 평균 1골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안양은 37골로 나름 준수한 화력을 보여왔는데, 전반 추가시간에도 2골을 넣어 진정한 ‘추가시간의 팀’으로 떠올랐다. 강원은 전반 추가시간엔 골이 없다.

그 뒤를 따르는 팀은 김천과 수원FC로, 각각 6골, 5골을 후반 46분 이후 뽑았고 통산 10번째 대관식이 임박한 ‘압도적 선두’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 광주, 대구가 나란히 4골로 이 부문 3위권을 형성했다.

후반 추가시간 실점 현황도 흥미롭다. 수원FC와 대구는 가장 많은 7골씩 허용했다. 득점 못잖게 실점도 잦은 셈으로 그만큼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난타전을 펼친는 경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선두 경쟁을 하다 주춤한 대전하나와 FC서울, 강등권으로 추락한 울산 HD 역시 후반 추가시간 실점이 6골에 달한다.

여기서 인상적인 대목은 전북의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지난 시즌 하위권을 전전하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거쳐 가까스로 생존한 전북은 당시 같은 기간(29라운드) 기준 후반 추가시간 11골을 허용했다. 실점 2위 광주(6골)와도 격차가 컸다. 그런데 올해는 2실점이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거스 포옛 감독도 이 점을 주목했다. 후반 막판 잦은 실점을 약한 체력과 그에 따른 집중력 저하로 봤다. 체력 프로그램 위주의 동계훈련은 혹독했다. 2시간 남짓한 팀 훈련에서 뜀거리는 개인당 평균 8~9㎞를 꾸준히 찍었다. 한여름에도 시간은 조정했으나 훈련량은 줄이지 않았다. 7~8월도 최소 6㎞ 이상 달렸다. “추가시간 포함 100분을 버텨야 이기고, 100분 경기를 많이 잡으면 영광이 온다”는 것이 포옛 감독의 분명한 메시지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