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제로’ 제작진 “넷플릭스 협업, 바꾸기보단 우리답게”

‘크라임씬 제로’ 제작진이 새로운 플랫폼과의 협업과 관련해 변화보다는 본질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윤현준 PD는 16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신도림 라마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크라임씬 제로’ 제작발표회에서 “‘크라임씬’ 특유의 언어유희, 한국적인 말장난을 글로벌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면서 “하지만 뭔가 바꾸려고 하지는 않았다. 더욱 ‘크라임씬’답게 만들어보려고 했다. 넷플릭스에서도 심혈을 기울여주셨다. 결과물을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앞선 시리즈는 JTBC, 티빙 등에서 방송 및 스트리밍됐지만 이번 시즌은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윤 PD는 “해외 시청자들을 위해 뭔가 해보자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게 우리의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앞선 시리즈들이 해외에서 동시 방영되진 않았지만 이 포맷을 궁금해하는 분들은 지속적으로 있었다. 해외 시장에서 먹힐지 우리고 궁금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고민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 동성애 코드 등 문화적 정서가 다른 부분이 있다. 우리도 신경 쓰지만 넷플릭스에서도 꼼꼼히 체크해줘서 조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지원 아래 출연진이 걱정할 정도로 아낌없이 제작비를 투입했다고. 황슬우 PD는 “최초로 건물도 세웠다. 더 현실감 있는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숨은 트릭도 있겠지만 스포가 될 수 있어서 방송으로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현준 PD는 “출연진들도 세트장 너무 아까워하더라. 특히 장진 감독은 여기서 영화 좀 찍게 세트장 달라고 하더라. 미술 팀도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장진 감독은 “세트장에 들어가면서 ‘제작진들은 돈 벌 생각이 없나’ 싶었다. 뒤에 있는 배경도 대강 만들지 않고 사람이 올라가고 자동차를 세워둘 수 있게 만들었다. ‘하루짜리 촬영에 이렇게 공들인다고?’ 싶어서 놀랐다”고 감탄했다.

옆에 있던 박지윤도 “‘제작진이 미쳐가는 구나’ 싶더라. 세트장에 벽이 없는데 길을 만들어 놨다. 우리가 막 돌아다니니까 ‘거기는 벽이 아니고 길이 아니니까 가지 말라’고 하더라. 제작진도 과몰입했구나 싶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크라임씬 제로’는 용의자와 탐정이 된 플레이어가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레전드 롤플레잉 추리게임. 2014년부터 이어진 ‘크라임씬’ 시리즈 다섯 번째 시즌으로 장진, 박지윤, 장동민, 김지훈, 안유진이 출연했다. 이번 시즌에는 주현영, 하석진, 전소민, 황인엽, 박성웅 등이 게스트로 출격한다.

‘크라임씬 제로’는 오는 9월 23일 1-4회 공개를 시작으로 9월 30일 5-8회, 10월 7일 9-10회까지 총 10회가 3주간 매주 화요일 넷플릭스를 통해 단독 공개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