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전성시대…‘연의 편지’·‘달려라 하니’ 국산 애니 자존심 세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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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귀멸의 칼날’ 등 애니메이션들이 잇달아 기록적인 글로벌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케이(K)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이 걸린 국산 작품 2편이 10월 연쇄 출격한다.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인정 받은 서정적 감성과 클래식 IP의 현대적 재해석이란 각각의 승부수를 지닌 ‘연의 편지’와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다.

O‘연의 편지’ 도파민 아닌 아날로그 감성 자극

10월 1일 개봉하는 ‘연의 편지’는 우리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첫 주자다. 같은 제목의 웹툰을 원작으로, 17세 소녀 소리가 우연히 발견한 편지들을 따라가며 과거의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의 편지’는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장면 대신, 수채화처럼 은은한 색감과 여백의 미를 살린 작화로 차별화를 꾀했다. 일명 ‘도파민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는 글로벌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으로 역설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악뮤(AKMU) 이수현이 더빙 뿐만 아니라 OST에도 참여하며 작품에 한층 깊이를 더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OST의 힘을 증명하고 있는 가운데, ‘연의 편지’ 역시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음악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리겠다는 포부다.

작품성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애니메이터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 초청을 받았고,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는 장편 심사위원상·음악상·기술상까지 3관왕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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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나애리의 시선으로 보는 ‘달려라 하니’

10월 7일에는 추억의 국민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가 40년 만에 첫 극장판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은 타이틀 롤 하니가 아닌 그의 라이벌 ‘나애리’를 ‘1번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나애리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서사는 단순한 선악 대결 구도를 넘어, 경쟁과 성장, 화해의 서사를 그려내며 본작의 세계관을 깊고 넓게 확장한다.

이런 변주는 1980~90년대 ‘달려라 하니’를 추억하는 세대와 처음 접하는 MZ세대까지 아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도심 속 스트리트 러닝 등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기존의 추억을 확장하는 동시에 새로운 재미도 제공한다는 각오다.

4년 동안 200여 명의 스태프가 투입돼 완성한 현대적인 작화와 박진감 넘치는 육상 경기 장면 등은 스포츠 장르가 품은 쾌감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극장판 ‘달려라 하니’ 제작진은 ‘슬램덩크’, ‘하이큐’ 등 일본 스포츠 애니메이션에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