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금융 회장(왼쪽),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동아일보DB·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페이스X 유상증자 이후 두번째
머스크와 트위터 지분 공동 인수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위상 높여
미래에셋금융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손잡으며 글로벌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상증자에 투자한 데 이어, 이번에는 머스크가 추진하는 트위터 인수에 참여하기로 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빅딜에 이름을 올려,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머스크와 트위터 지분 공동 인수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위상 높여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3000억 투자
먼저 머스크가 추진하고 있는 440억 달러(약 63조 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에 3000억 원 규모로 참여한다. 머스크와 함께 트위터 지분을 공동 인수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 등 계열사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결성한 ‘미래에셋파트너스제11호사모투자합자회사’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미래에셋증권은 21일 이 펀드에 1억5796만 달러(약 2371억 원)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머스크는 4월 트위터 지분 100%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3개월 뒤 가짜·스팸 계정 문제를 지적하면서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트위터 측은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을 2주 앞둔 이달 초 머스크는 원안대로 인수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미국 법원은 머스크에게 28일까지 트위터 인수를 완료하라고 명령했고, 만약 인수가 완료되지 않으면 11월 재판이 재개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자금 440억 달러 중 150억 달러(약 21조4800억 원)를 테슬라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마련했고, 나머지 금액은 은행과 자본시장에서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금융이 인수 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머스크에게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금융 관계자들의 한 목소리다.
●탄탄한 자본력 주효, 글로벌 위상 UP
미래에셋금융이 머스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7월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유상증자를 시행하자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스페이스X는 머스크의 꿈인 인류의 화성 이주를 실현시킬 혁신 기업으로 꼽힌다. 투자를 위해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를 결성했고, 미래에셋증권이 약 1164억 원을 출자하고 미래에셋캐피탈이 운용을 맡았다.
이처럼 미래에셋금융이 머스크가 추진하는 거래에 두 번 연속 참여하게 된 것은 탄탄한 자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미래에셋금융의 자기자본은 17조3000억 원으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 회장이 1997년 7월 자본금 100억 원으로 설립한 미래에셋벤처캐피탈에서 출발한 것을 고려하면 25년 동안 1700배 성장했다.
향후 테슬라, 스페이스X, 트위터 등 머스크가 이끄는 다양한 기업의 금융거래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포석을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미래에셋금융의 글로벌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