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새해를 맞아 재계 리더들이 2024년 비전을 담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스포츠동아DB
SK 최태원 회장 “거문고 줄 고쳐매는 자세로 경영시스템 점검”
구광모 회장 “고객에 남들과 다른 차별적 가치 선사”
권오갑 회장 “국가대표란 생각으로 제품 만들어야”
박정원 회장 “미래 위한 과감한 투자로 시장 선도”
주요 재계 리더들이 2024 갑진년 새해를 맞아 경영 시스템 점검과 고객가치 등을 강조하며 희망찬 새해를 다짐했다. 지속되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할 의지와 함께 구체적인 미래 메시지를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구광모 회장 “고객에 남들과 다른 차별적 가치 선사”
권오갑 회장 “국가대표란 생각으로 제품 만들어야”
박정원 회장 “미래 위한 과감한 투자로 시장 선도”
●경영 시스템 점검 및 고객가치 강조
최태원 SK 회장은 1일 그룹 전체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전한 신년 인사를 통해 “새해에도 우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옛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가 무제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SK는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 협력한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큰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넓고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처럼, 올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우리 스스로 성장에 맞는 내실을 갖추는 계기로 삼도록 해 달라”며 “구성원 모두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행복을 키워가는 갑진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차별적 고객 가치’를 신년 화두로 내세웠다. 최근 전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사 영상을 통해 구 회장은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를 ‘차별적 고객가치’라고 정의했다. 또 차별적 고객가치를 만든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소개했다.
구 회장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들도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고객을 와우(WOW)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온리원(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국가대표 마인드로 무장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새해에는 전 임직원이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갖고 상상하지 못할 변화를 만들자고 독려했다. 권 회장은 “2024년 경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어느 해보다 높을 수 있다. 전 임직원이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갖길 바란다”며 “우리가 만든 제품이 세계를 대표하는 제품이 되고 우리는 ‘그 제품을 만드는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더들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직원들의 분위기를 보면 그 회사의 미래를 알 수 있다”며 “사장을 비롯한 리더들은 젊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로서 자신감을 갖되, 동시에 겸손한 마음도 갖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먼저 “투자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며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경쟁자에 앞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했다. 또 “미래를 위한 도약을 과감히 시도하려면 현재 딛고 있는 발판을 더 단단하게 해야 한다”며 소형모듈원전(SMR) 포함 원전 분야 사업기회 확보, 가스터빈 해외시장 개척, 건설기계 분야 신기술로 새로운 수요 창출 등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주문했다.
아울러 수평적 조직문화와 안전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통한 빠른 의사 결정, 소통 비용 감소로 경영 기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자”며 “임직원 안전보다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