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효성그룹
상주인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은 30일 오후 1시쯤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범효성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조현범 회장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재계 오너 일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모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30일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30일 오후 조문했고,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31일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등 재계 오너 일가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정계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준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등이 조문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조 명예회장의 장례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효성그룹장으로 진행된다. 장례는 4월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4월 2일 오전 8시에 열릴 예정이다.
●스판덱스 등 독자기술 개발
고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며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섬유, 첨단소재, 중공업, 화학, 무역, 금융정보화기기 등 전 사업부문에서 효성을 한국을 넘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조 명예회장은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치며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이는 효성그룹의 핵심 DNA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전의 토대가 됐다.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신소재, 신합섬, 석유화학, 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이는 효성그룹이 독자기술 기반으로 글로벌 소재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조 명예회장은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 1975년 효성중공업 설립을 주도하며 조홍제 창업주 회장 때부터 줄곧 강조해온 ‘산업입국’의 경영철학을 실현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 명예회장이 연구개발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당시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기술을 1990년대 초 독자기술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타이어코드와 함께 오늘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그룹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2011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 역시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해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한국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
조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한국의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와의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했다. 한미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부문에서 한미FTA 체결에도 큰 공헌을 했다. 한미FTA 체결 당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하는 한편 대일 무역 역조 해소, 한일간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한일경제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섰다.
조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300만 일자리 창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국제교류 활성화, 여성일자리 창출 및 일·가정 양성 확립 등에도 기여했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