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1조 ‘매가 캐리어’ 초읽기…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연내 마무리 전망

입력 2024-12-01 1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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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주력 기종 중 하나인 보잉 787-900. 4년여에 걸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큰 고비를 넘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매출 21조, 보유 항공기 250여대의 첫 국적 메가 캐리어의 탄생이 가사회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의 주력 기종 중 하나인 보잉 787-900. 4년여에 걸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큰 고비를 넘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매출 21조, 보유 항공기 250여대의 첫 국적 메가 캐리어의 탄생이 가사회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EU 경쟁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매출 21조,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눈앞에 들어왔다.

●연내 신주 인수 통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 계획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EC)으로부터 11월 28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 심사를 종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EU 경쟁당국은 2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 4개 중복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에 대한 신규 진입항공사의 안정적 운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 승인 절차를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여객 부문 신규 진입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선정해 유럽 4개 노선 취항과 지속 운항을 위한 항공기, 운항승무원, 정비 등을 지원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로는 에어인천을 선정했다.

EU경쟁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2020년 11월부터 진행한 두 항공사의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물론 아직 미국의 최종 승인이 남았다. 하지만 미국은 주무기관인 법무부(DOJ)가 별도의 승인 결정을 내리는 절차가 없어 양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으로 간주한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에 EU 경쟁당국의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또한 이에 앞서 미 법무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5개 노선 운항을 지원하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업계는 미국 법무부가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심사를 끝으로 14개 필수 신고국의 승인을 모두 마치면 대한항공은 신주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1조5000억 원의 인수 대금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 8000억 원을 투입해 거래를 종결한다. 이 절차를 마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9%를 확보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회사가 합병하면 총 250여 대의 항공기를 가진 국적 ‘메가 캐리어’가 탄생한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단순 합산하면 매출이 21조1072억 원, 영업이익이 1조 9875억 원에 달한다. 또한 코로나 이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국제 유상수송량 기준 18위였던 대한항공은 32위인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서 11위로 껑충 뛰어 오른다.

●소비자 관심 집중 마일리지, 인력 재편 등 과제 남아
하지만 두 항공사의 합병 과정에서는 앞으로 풀어야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우선 항공 소비자와 시장이 관심이 쏠린 예민한 사안이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이다.
합병 이후 2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한다. 이 기간에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는 독립적으로 쓸 수 있지만, 2년 후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로 단일화된다.
두 기업 합병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6개월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 정책을 보고해야 한다. 올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9819억원이고 대한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2조5542억원으로 총 3조 5000여 억원 규모다. 통상 대한항공의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보다 1.5배 높게 평가받고 있어 앞으로 적정한 수준에서 이를 통합해야 한다. 많은 소비자들의 이해가 걸려 있는 사안이라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양사 인력 재편도 큰 과제다. 통합 과정에서의 인력 감축 우려에 대해 대한항공은 여러 차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복 인력에 대해 대규모로 근무지나 부서 이동 등은 불가피하다. 대한항공은 통합 후 사업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필요한 인력도 늘기 때문에 인력 통합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접 부문에서 예상되는 일부 중복 인력 발생은 정년, 자연 감소분, 통합에 따른 부문별 소요 인력 증원 등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위해 직무 재교육 등을 통해 인력 재배치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의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두 항공사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모기업이 합치면서 자연스레 합병 수순을 밟게 된다. 통합 LCC는 탄생과 함께 바로 업계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기준 3사의 총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785억원, 4058억원으로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훌쩍 뛰어넘는다. 보유 항공기는 진에어 30대, 에어부산 22대, 에어서울 6대 등 총 58대로 41대를 보유한 제주항공보다 많다. 국토교통부 통계 기준 3사의 운송 여객 수도 1058만 명으로 1위인 제주항공(714만 명), 2위 티웨이항공(544만 명)을 크게 앞선다.  여기에 중복 노선 통폐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앞으로 LCC업계는 대대적인 시장 재편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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