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마이클 병주 김’ 김병주 회장, MBK 최고 투자 심의 기구서 ‘거부권’ 유일 보유

입력 2024-12-20 17: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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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뉴시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뉴시스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 제이 에이치 부(Jay H. Bu), 브라이언 병석 민(Bryan Byungsuk Min). MBK파트너스파트너스의 경영과 투자,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병주 회장, 부재훈 파트너, 민병석 파트너의 영문명이다.  

모두 대한민국이 아닌 외국 국적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김병주 회장은 시민단체에 의해 외국국적을 활용한 역외탈세 의혹으로 고발을 당하기까지 했고, 지난 국감에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을 상대로 세금포탈, 탈세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은 뒤 MBK파트너스 측이 국세청에 의해 추징당한 사실을 실토했다. 

이처럼 MBK파트너스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것이 정치권과 금융투자(IB)업계의 판단이다. 외국인이 지분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인 김 회장은 모든 투자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과 함께 비토권이라는 거부권까지 행사한다.  

그의 인척으로 알려진 제이에이치 부 파트너는 대표 등기임원 중 한 명이고, 브라이언 병석 민 파트너 역시 최고운영책임자(COO)라는 중책을 맡아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MBK파트너스가 무늬만 국내법인일 뿐, 이들이 경영에 있어 지배적인 역할과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투자’,‘외국인’ 논란에 충분히 휩싸일 수 있다는 법조계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MBK파트너스가 최근에 밝힌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전체 지분 중 3분의 1은 외국인과 외국법인이 차지한다. 
MBK파트너스 주요 주주는 윤종하 부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으로, 이들은 지분 24.7%씩 들고 있다는 것이 MBK파트너스측의 설명이다. 나머지는 세부 구성원들이 누구인지, 국적이 무엇인지 베일에 싸여 있는 우리사주조합(17.4%)과 김병주 회장(17%), 다이얼캐피털(16.2%)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이 외국인인 점, 다이얼캐피털이 역시 해외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점을 고려했을 때, MBK파트너스에서 외국 관련 지분만 최소 33.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회사에 대한 지배력과 경영 영향력 측면에서도 외국인인 김 회장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MBK파트너스의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으로 모든 투자 사안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투자 단행과 엑시트 결정이 투심위를 거쳐야 하는데, 김 회장은 투심위 ‘의장’으로서 투심위의 모든 결정에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회장이 비토권(거부권)을 보유한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투심위는 위원회 멤버 3 분의 2가 찬성해야 안이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김 회장을 제외한 모두가 찬성해도 김 회장이 ‘반대’하면 투자를 진행할 수조차 없다. 그만큼 김 회장이 MBK파트너스의 투자 결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게 IB업계의 해석이다.   



투심위 구성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해명 역시 의혹을 키운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투심위 멤버들 과반수(즉 절반이 넘는 수)가 한국인”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반대로 나머지는 외국인이라 얘기로 해석되는 이유다.

또한 최근 언론이 보도한 스페셜 시츄에이션 펀드(SSF) MBK내부 자료를 보면 이런 MBK파트너스 측의 해명조차도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자료와 MBK파트너스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투심위 멤버는 모두 외국인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보도된 바 있다. 

특히 투심위 구성원으로 나와있는 김 회장과 부재훈 부회장, 브라이언 민(Bryan Min) 파트너 등 세 명이 모두 외국인이다. 또한 스티븐 러(Stephen Le)라는 이름의 파트너는 국적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요 거주지가 홍콩으로 전해진다. 러 파트너는 중국에 깊숙히 관여를 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중국에 투자한 중국 베이징 렌터카 회사 카(CAR)의 비상임이사로 알려진다.   

등기임원진에서도 외국인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4명의 등기임원 중 대표 업무집행자는 외국인으로 알려진 제이에이치 부 부회장이다.
핵심경영진인 C레벨에서도 외국인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홈페이지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C레벨은 두 명으로, 이 중 한 명인 COO가 외국인인 브라이언 병석 민 파트너다. 특히 COO가 기업 운영을 총괄하는 직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MBK파트너스의 경영과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MBK파트너스는 외국인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로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와 관련해 외국인투자 논란에 휩싸여 있다.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제18조의 2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 제19조에서 정의한 ‘외국인 투자’에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가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해석이 법조계와 관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사모펀드 등 자본시장 관련 제도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MBK파트너스처럼 외국인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을 ‘외국인’으로 분류한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따르면, 외국인이 통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미국 기업은 외국인으로 간주된다. 단순한 지분율 뿐 아니라 의결권과 경영 참여, 정책 결정 권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통제력을 판단한다. MBK파트너스처럼 이 주주 구성과 경영 참여 및 정책 결정 권한 등에서 외국인의 통제력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외국인 통제 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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