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국내 첫 민간 주도 전주기 백신개발 플랫폼 구축

국내 최초 민간 주도 전주기 백신개발 플랫폼인 백신혁신센터가 들어설 고려대학교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 사진제공｜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은 국내 첫 민간 주도 전주기 백신개발 플랫폼인 ‘백신혁신센터’를 통한 백신주권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고려대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 개발을 통해 다음 감염병에 대비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정희진 교수(구로병원 감염내과)를 수장으로 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연구지원부, 기초와 비임상연구를 추진하는 혁신연구부, 임상시험 연구를 맡은 개발추진부로 구성했다.

●백신혁신센터, 상반기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 이전
우선 2021년 설립한 백신혁신센터를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으로 2025년 상반기에 이전한다. 국내 최고 민간 백신개발연구소 목표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실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연구실에는 위험한 신종병원체를 안전하게 다루며 백신을 연구할 수 있는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BL3/ABL3) 시설이 들어선다. 연구자들이 다양한 유형의 신종병원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유전체 분석, 세포 배양, 면역 화학 분석 및 단일세포전사체 분석 장비 등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춘 거대한 규모의 중앙실험실을 구축한다. 이곳에는 IVIS 광학영상시스템, 이미징 기반 초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고가의 첨단 장비를 갖춰 최상의 백신 연구개발 환경이 조성했다.

고려대의료원 백신혁신센터의 연구진.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의료원

임상시험검체 분석에 대한 정부의 공식인증을 의미하는 ‘임상시험검체분석 관리기준’(GCLP) 시설도 구축한다. 전처리, 검체분석 및 실험, 자료 보관 등 최상의 실험 장비를 도입해 교차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분리 독립 공간이다.
고려대의료원은 대학 연구기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BL3/ABL3를 보유해 GCLP 인증 이후 백신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임상시험검체 분석 기능을 포함하여, 고위험 신종 병원체의 백신 연구개발 전주기 과정을 모두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백신혁신센터는 2021년 설립 이후 여러 기관 간의 협업을 통한 유기적인 백신개발 체계 구축에 노력했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을 포함해 전국 8개 대학병원이 함께하는 ‘HIMM 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환자검체를 확보하고 검체로부터 병원체를 분리하여 병원체 유전체 분석, 변이주 분석 등을 진행한다. 이후 백신항원디자인 및 개발, 항원효능평가 전임상시험 등 기초연구가 이루어진다.

국내 최초 민간 백신 플랫폼 콘트롤타워이기도 한 HIMM을 통해 백신혁신센터는 현재까지 임상에서 확보된 호흡기 검체 472건에서 35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103건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를 확보해 유전체 DB로 구축했다.

●국내외 기관과 협업, 유기적인 백신개발 체계 구축
확보된 백신 후보 물질이 실제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백신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필수적이다. 고려대의료원 백신혁신센터는 다양한 임상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해 국제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모더나사의 최고의학책임자(CMO) 프란체스카 세디아가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사업인 ‘프로젝트 H’를 위해고려대 의대를 방문했다. 현재 소동물을 대상으로 비임상 효능시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2027년 임상1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2022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손을 잡고 신종·변종 감염병에 대한 감시, 임상네트워크 구축 및 병원체 유전체 DB구축, 특성 분석 등 3년 50억 규모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인재양성을 통한 국내 백신 R&D 생태계 확대도 진행하고 있다. ‘백신 전문가 양성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3년간 약 850명의 대학, 연구기관은 물론 정부기관과 기업체 관계자들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백신 개발에는 10년 이상의 장기 연구를 통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만큼, 메디사이언스파크와 백신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전주기 백신개발 플랫폼을 구축해 대한민국 의료계에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며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안정적인 백신 개발을 성공시켜 대한민국 백신주권 확보와 글로벌 보건위기 대응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