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화재 시험 결과, 미분무 소화설비 시험에서 온도가급격하게 떨어진다는 비교 데이터

목재 화재 시험 결과, 미분무 소화설비 시험에서 온도가급격하게 떨어진다는 비교 데이터



미분무 소화설비, 친환경·고효율 대체재로 떠오르다
국내 소방설비 혁신, 가스계 소화설비의 한계를 넘어서다
선진국은 감축하는데 한국은 여전히 사용? 가스계 소화설비의 미래는
국내 소방설비의 혁신을 위해 친환경 ‘미분무 소화설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소방용품 전문기업 육송㈜의 박세훈 대표는 ‘멀티 미분무 노즐 성능시험 및 타 소화설비 비교시험에 대한 연구’ 논문을 통해 가스계 소화설비와의 성능 비교 데이터를 공개하며 미분무 소화설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연구는 지난 2월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으며, 국내 소방설비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스계 소화설비는 이산화탄소 등 기체 형태의 소화약제를 방출해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으로, 현재 국내 국가기반시설에서 100%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탄소 배출 저감이 중요한 국제적 흐름에 맞춰 선진국들은 가스계 소화설비를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사용 중이다. 특히, 곧 사용이 중지될 할로겐 화합물 계열의 소화약제가 여전히 적용되고 있어 대체 기술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미분무 소화설비는 미세한 물 입자를 화원 주변에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물이 열과 반응하며 급격히 증발·팽창하면서 열을 흡수하고 주변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육송 박세훈 대표

육송 박세훈 대표

하지만 국내에서는 해당 기술이 법적 인증 절차를 통과한 사례가 없어 아직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박세훈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1200X1200X2000(mm) 크기의 시험용 캐비넷을 제작해 다양한 화재 실험을 진행했다.

유류 화재 시험에서는 가스자동소화장치가 최대 130도에서 자동 작동하며 점진적으로 온도가 감소하는 반면, 미분무 소화설비는 화염 최고점 이후 급격히 온도가 낮아지며 즉각적인 소화 효과를 보였다. 목재 화재 실험에서도 가스계 소화설비는 완만한 속도로 온도가 하락한 반면, 미분무 소화설비는 즉각적인 온도 저감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미분무 소화설비에 포소화약제나 강화액을 추가하면 오히려 성능이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순수한 물만 사용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소화 성능을 보였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논문에서 “미분무 소화설비는 친환경적이며 유지보수가 간편해 가스계 소화설비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며, “선진국 대비 미분무 소화설비 연구가 부족한 것은 한국 소방시설 혁신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케이블 지하형태 모형 소화시험, 대규모 컨테이너 소화시험 등을 통해 미분무 소화설비가 가스계 소화설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