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장       뉴시스

고려아연 공장 뉴시스




[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논란의 출발점은 영풍의 문제 제기였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에 나서며 정면 대응했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지창배 전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개인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고려아연 회사 자금 200억원을 우회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청호컴넷 투자 과정에서 고려아연 자금이 제3자 거래를 거쳐 개인 이해관계에 활용됐다는 주장이다.

영풍의 설명에 따르면 2019년 9월과 10월 사이 최윤범 회장이 99.9%를 출자한 개인 투자조합 여리고1호조합은 청호컴넷 지분 약 6.2%를 확보했다. 당시 청호컴넷의 실질적 대주주는 지창배 전 대표였다.

이후 2020년 3월 청호컴넷은 100% 자회사 세원을 설립된 지 한 달 남짓 된 신설 법인 에스더블유앤씨에 200억원에 매각했다. 영풍은 세원의 재무 상태와 수익 규모를 고려하면 매각 금액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고려아연이 세원 주식을 담보로 에스더블유앤씨에 200억원을 대여했고, 이 자금이 세원 매각 대금의 실질적인 재원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영풍은 해당 자금이 유입된 이후 청호컴넷의 재무 구조가 개선됐고 주가가 상승한 점도 의혹의 근거로 제시했다. 배임과 특경가법 위반,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까지 포함해 고발과 금융당국 진정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서로 무관한 거래를 엮어 의혹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후 이 같은 문제 제기가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기업 가치를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문제로 지목된 투자와 자금 운용이 모두 현행 법규와 내부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재무적 투자 목적에 따른 펀드 출자와 금융 투자는 기업들이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자산 운용 방식이며, 법령을 위반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영풍이 언급한 거래 상당수는 고려아연이 관여하지 않은 제3자 간 거래이거나 GP 운용사의 독립적인 결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방을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문제로도 바라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전략 광물 기업의 가치를 흔드는 시도는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영풍의 의혹 제기와 고려아연의 반박이 맞서는 가운데, 이번 사안은 적대적 M&A 국면 속에서 이어지는 여론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