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대버 미국 상무부 차관,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구본규 LS전선 대표(왼쪽에서 3번째부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LS전

폴 대버 미국 상무부 차관,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구본규 LS전선 대표(왼쪽에서 3번째부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LS전


LS전선이 미국 본토에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한·미 ‘자원 동맹’의 최전선에 나선다. 이는 단순한 해외 생산 기지 확장을 넘어, 미·중 패권 경쟁으로 불안정해진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희토류를 안보 차원의 전략 자산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LS전선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의 전력·통신 케이블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기차(EV),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방위산업 등 미래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 분야로 확장하는 ‘퀀텀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85% 이상 독점하고 있는 희토류 자석 시장에서 미국 내 생산 기반을 선점함으로써, 북미 시장의 ‘탈중국’ 수요를 흡수하고 현대차, 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LS전선은 15일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를 영구자석 공장 설립의 유력 후보지로 확정하고 사업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LS전선이 현재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과 인접해 있어 인프라 공유를 통한 물류 및 운영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기차 구동모터와 풍력발전 터빈의 핵심 부품이나,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완결형 밸류체인’의 구축이다.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 호주 등 ‘비(非)중국’ 공급망을 통해 희토류 산화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LS전선이 이를 미국 공장에서 정제 및 가공해 최종 자석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이는 원료 확보부터 최종 부품 생산까지의 전 과정을 내재화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업계 전문가들은 LS전선이 기존에 공급하던 구동모터용 권선(세각선)에 영구자석 라인업까지 더해질 경우, 글로벌 모빌리티 소재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토털 솔루션’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굳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