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일(왼쪽)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이 지낸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란히 증언대 앞에 나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MBK 사법리스크와 고려아연 변수, 북미 연기금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검찰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핵심 경영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MBK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 중인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손잡고 북미 핵심광물 프로젝트에 나서면서,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의 판단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13일 오후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한다. 이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MBK 경영진의 법적 문제는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운 사안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1심 결과와 무관하게 상급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은 MBK와 함께 투자해 온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균열이 드러났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공동 투자자였던 국민연금은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대규모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연금은 연금 자금이 경영권 분쟁에 활용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역시 “위탁운용사가 투자한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기금 투자와 평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언급하며 MBK·홈플러스 사태를 직접 거론했다.
공무원연금 역시 태도를 바꿨다. 2024년 7월 MBK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했지만 투자확약서 발급을 보류하며 사실상 출자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주요 연기금들이 잇따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북미로 향한다. 특히 고려아연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최대주주인 크루서블JV는 12월 26일 고려아연에 2조8300억원을 출자해 주식 220만9716주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는 지분 10.59%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고려아연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테네시주에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와 고려아연의 협력 구도가 굳어지면서, MBK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참여한 북미 연기금들의 판단도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기금과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기금,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등은 MBK 펀드6호에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펀드는 MBK가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미 대형 연기금들이 미국 정부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고려아연과 MBK 사이에서 이전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이들이 MBK와 거리를 둘 경우,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물론 MBK의 향후 투자 활동 전반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사법리스크, 국내 연기금 이탈, 미국 정부와 고려아연의 협력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맞물리며 MBK를 둘러싼 투자 환경은 한층 더 냉각되는 분위기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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