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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별도 보호재원 마련 촉구
MBK·김병주 사회적 책임론 확산… “장인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에게 부끄럽지 않길”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싸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자단기사채 투자자들과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김 회장의 사재 출연과 보증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압박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공개 서한을 발표하고 김병주 회장의 직접적인 자본 투입과 후순위 채권자 보호를 촉구했다. 이의환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김 회장을 향해 “자산가 순위에 오를 때는 부가 실재하지만, 책임을 요구받을 때는 그 부가 비현금성이라 사용할 수 없다는 김 회장의 논리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대주주의 의무를 강조했다. 그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해 지배했으며, 홈플러스를 통해 수익과 평판, 금융적 성과를 누렸다면 그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먼저 손실을 부담하고 책임 있는 자구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 사회가 대주주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책임윤리”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MBK 측이 홈플러스에 지원했다고 밝힌 5000억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회장이 약속한 사재 4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대부분은 보증이나 담보 제공, 기존 대출 이자 부담 방식이라 순수한 현금 출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보증과 대출이 책임 있는 자본 투입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또한 긴급운영자금 지원이 회생절차에서 우선 변제권을 갖기 때문에 전단채 피해자들의 변제 재원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지원 내역을 날짜별로 명확히 공개하고, 순수 현금 투자 계획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피해자 보호재원 마련과 노동자, 협력업체, 입점업체가 함께하는 회생 방안 검토를 요구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김 회장이 포브스 기준 국내 자산가 순위 2위라는 점을 언급하며 명예에 걸맞은 행동을 주문했다. 그는 “자산가 순위는 명예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그 명예는 위기 앞에서 책임을 동반할 때만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증이라는 포장지가 아니라 책임의 실체를 보여달라”며 “무엇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가족사를 인용한 비판도 나왔다. 이 집행위원장은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김 회장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없고, 책임은 법원의 회생절차 안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장인인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은 산업을 세웠는데 그의 사위 김병주는 무엇을 남겼는지 역사가 묻게 될 것이며, 김 회장이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도 MBK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MBK는 막대한 자산을 운용하며 투자 수익을 챙기고 있음에도 최소한의 보증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홈플러스의 위기는 지난 10년간 MBK가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경영의 결과”라며 대주주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주주와 후순위 채권자의 반대, 법적 분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결정해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이후 담보권 행사를 유예하고 상거래채권 조기 변제에 협조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처럼 중대한 결단에 있어, 채권자가 MBK와 김병주 회장에게 요구하는 보증은 최대주주라면 반드시 수용해야 할 합리적이고도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을 확신한다면 보증을 피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약 50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사모펀드인 만큼, 그 규모에 맞는 책임과 희생을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