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은 호주 빅토리아주 유일 송전망 운영사인 오스넷(AusNet)과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호주 전력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사진제공|효성

효성중공업은 호주 빅토리아주 유일 송전망 운영사인 오스넷(AusNet)과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호주 전력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사진제공|효성


[스포츠동아 원성열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호주 전력시장에서 대규모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K-전력기기 명가로서의 위상을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했다. 효성중공업은 호주 빅토리아주 유일의 송전망 운영사인 오스넷(AusNet)과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등 전력기기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른 예상 총 수주액은 약 3100억 원 규모다. 효성중공업은 이 계약으로 향후 5년간 호주 빅토리아주 송전망에 핵심 초고압 전력기기를 독점 공급하게 됐다. 올해 3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수주한 1425억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연이은 메가급 수주로, 조 회장이 추진해온 현지 밀착형 파트너십 경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장은 “호주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규모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정지형동적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등 차세대 전력망 솔루션까지 협력을 확대해 호주의 에너지 전환을 함께 이끄는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현지 맞춤형 전략, 호주 시장 점유율 1위
효성중공업이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호주 전력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10년간 공들여온 현지화 전략이 있었다. 효성중공업은 철저하게 고객 의견을 수렴하는 VOC(Voice of Customer) 기반의 맞춤형 전략과 현지 법인의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현지 전력청과 운영사들로부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번 오스넷과의 독점 공급 계약 역시 이러한 두터운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호주 송전시장 초고압변압기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확고히 달성하고 있다. 빅토리아주를 비롯해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남호주 등 호주 대륙의 주요 핵심 지역 전력망에 초고압 기기를 잇따라 공급하며 호주 전역을 아우르는 탑티어 공급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호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망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200억 호주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국가 전력망 재정비(Rewiring the Nation)’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효성중공업의 추가 수주 기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제공|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제공|효성

●글로벌 누적 수주 랠리
이번 수주는 조 회장이 주도해 온 ‘글로벌 파트너십 경영’이 호주 대륙까지 완벽히 관통했음을 보여준다. 조 회장은 호주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전력계통 안정화 기술 수요가 폭발할 전략적 시장임을 일찍이 간파하고, 단순한 설비 공급사를 넘어 국가 에너지 정책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로 포지셔닝할 것을 주문해왔다. 이러한 조 회장의 선제적인 시장 통찰력과 전폭적인 경영 지원이 호주 시장 1위 수성과 독점 계약이라는 대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조 회장의 파트너십 경영은 세계 최대 전력 시장인 미국에서도 전례 없는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조 회장은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미 정계의 핵심 인사인 빌 해거티 상원 의원 등과 두터운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다. 또한 사프라 캐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스콧 스트라직 GE 버노바 CEO 등 글로벌 에너지 및 테크 산업의 최고 경영층과 직접 교류하며 효성의 브랜드 가치를 글로벌 리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정·재계 핵심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효성중공업은 올해 초 북미 시장에서만 7870억 원 규모의 전력기기를 수주한 데 이어, 올 상반기 북미 누적 수주액만 2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