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많이비우고절제했어요”

입력 2008-01-30 09: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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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중저음으로 귓가를 간질이는 매력적인 보이스의 소유자 김동률이 4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21일 가을 냄새가 풍기는 그를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뿔테 안경이 하얀 얼굴과 잘 어울렸다. 5집 앨범 ‘모놀로그(Monologue)’를 내고 활동을 시작한 김동률은 한결 여유롭고 편안하게 보였다. 카푸치노의 거품이 걷히고 깔끔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느낌이랄까. ‘김동률표 발라드’의 웅장한 오케스트라나 편곡을 이번 앨범에서 모두 걷어냈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가볍고 홀가분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 가수 김동률 4년 만에 발표한 5집 음반이라 욕심을 부렸을 법한데, 김동률은 거꾸로 그동안 고집해왔던 음악적 욕심을 버렸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편곡을 배제하고 가벼운 음악으로 좋은 대중음악을 더 편하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4집은 음악인으로 한계까지 갈 때까지 가보자는 욕심으로 치열하게 만든 음악이었어요. 그래서 욕심을 많이 부렸죠. 하지만 이번 음악은 편안하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나태하다고 들릴까봐 걱정은 되지만 욕심을 많이 버렸어요.” 그는 유학기간동안 배우고 느낀 것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고 또 ‘나 이런 것도 할줄 안다’며 잘난 척 하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젠 여태껏 잘 해왔던 것들, 또 잘 할 줄 아는 것들을 듣는 사람에게 부담 없는 음악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제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나 팬들을 말고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힘을 빼고 내가 평소 느낀 것들을 에세이 쓰듯 독백하듯 담으려고 노력했죠.” ● 사람 김동률 ‘김동률 음악’하면 가슴에 꽂히는 가사가 매력적이다. ‘기억의 습작’,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그땐 그랬지’ 등. 절절한 가사가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노랫말에 경험을 담는 것도 있지만 남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풀어내는 것도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내가 대신 간접경험해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샤방샤방’한 가사를 붙이고 싶어서 드라마 ‘커피 프린스’를 찾아서 보기도 했다니까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가사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닭살 돋는 가사가 앨범에 한 곡 씩 있어요.” 스캔들 한번 없이 음악에만 너무 빠져 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인기가 없어서 그런 거 같다. 그럴만한 인지도도 없었고 그럴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몸을 낮췄다. 전람회의 멤버 서동욱, 카니발을 함께 했던 이적, 유희열도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그에게 결혼에 대한 계획을 넌지시 묻자 “지금 내 삶이 너무 만족스럽고 결혼이라는 틀에 맞추어 생활하면서 음악을 예전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이 없다”고 말했다. 많은 뮤지션이 그에게 ‘완벽주의자’라는 별명을 붙어주었다. 그는 “제가 그랬던가요? 만약 그랬다면 음악에 관련한 것은 모든 일을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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