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공포 영화에 이어 가을 멜로 영화도 극장에서 만나기 어렵게 됐다. 멜로 영화는 주로 가을부터 겨울까지 개봉돼 인기가 높은 장르. 하지만 올 해 연말까지 개봉을 앞둔 국내 멜로 영화는 전무한 상태다. 대신 흥행에 더 유리한 로맨틱 코미디나 수위가 높은 사극 멜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고고70’, ‘아내가 결혼했다’ 등 보다 밝고 다양한 재미를 갖춘 영화들이 가을 극장가를 찾는다.
반면, ‘편지’나 ‘너는 내 운명’처럼 최루성 강한 내용으로 눈물을 자극 흥행에 성공했던 멜로 영화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파이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송해성 감독이 준비했던 정통 멜로 영화 ‘멜로스’도 투자에 난항을 겪어 제작이 지연됐다. 한 제작사 대표는 “멜로 영화가 최근 흥행에 줄줄이 실패했다. 좋은 시나리오는 많은데 투자 받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흥행에 좀 더 유리한 대형 오락물이나 밝고 가벼운 영화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
업계에서는 제작 편수가 급격히 줄어든 데 이어 제작도 특정 장르로 편중돼 다양성에 악영향을 끼칠까 염려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