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생방송드라마’예고된부진에‘허덕’

입력 2008-07-0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트라이트’등기획의도상실평가,시청률하락…캐스팅난항겹쳐‘울상’
이 정도면 거의 도미노 악재다. 한 때 승승장구하던 MBC 드라마가 최근 잇따라 부진에 빠지더니, 좀처럼 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했던 ‘이산’이 떠난 후 시청률 20%대를 넘는 드라마가 사라졌다. 그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했던 드라마들은 줄줄히 시청률 부진에 빠져 좌초의 위기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쪽 대본, 생방송 촬영, 캐스팅 난항 등 드라마 제작의 고질적인 문제가 쌓여 있다. 3일 종영한 수목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는 마지막 회 방송 6시간 전까지 촬영을 했다. 요즘 드라마 방영 당일까지 촬영하는 것을 ‘생방송 촬영’이라고 하는데, 그 상황이 종영까지 이어진 것. 이러다 보니 당초 방송사 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담겠다고 출발한 기획 의도는 사라졌다. 결국 ‘스포트라이트’는 시청률에서도, 리얼리티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방영을 불과 한 달 남겨둔 주말극 ‘내 인생의 황금기’는 아직 촬영을 시작도 못했다. 주인공 캐스팅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출연자 3∼4명과 조율 중이지만 출연료 협상이 진전이 없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배우들이 요구하는 수준과 방송사의 기준이 달라 조율 중”이라며 “캐스팅이 확정되는대로 곧바로 촬영을 시작해야 방송 날짜에 겨우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벌써부터 ‘생방송 촬영’이 예상되는 작품도 여럿이다. 9일 방송을 시작한 수목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와 8월 말 방영할 50부작 ‘에덴의 동쪽’은 초반 촬영이 지연돼 방영 날짜를 맞추기가 빠듯하다. ‘대한민국 변호사’는 이미 밤샘 촬영에 들어가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촬영지인 경기도 곤지암과 일산 세트를 밤새 오가고 있다. 일정이 급하다 보니 ‘기획 의도 상실’, ‘내러티브 부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MBC 드라마국도 어느 때보다 바짝 긴장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방영 중인 한 드라마는 제작진과 주인공 사이에 극 전개를 놓고 생긴 의견 충돌을 깊어지면서 현장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주인공이 제작진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이야기와 연기 모두 방향을 잃고 말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