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라자]한영“여고시절깡마른꺽다리…정말볼품없었죠”

입력 2008-07-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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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리를 짧게 자르는 행동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반항’아니면 ‘결심’. 올 초 여성그룹 LPG를 나와 최근 솔로 음반을 발표하면서 한영은 단발머리로 변신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처음으로 해본 짧은 머리라 했다. 그녀의 변화는 ‘반항’은 물론 아니지만 그렇다고 비장한 ‘결심’도 아니다. 늘 보는 남자친구지만, 한 번쯤 예쁘게 보이고 싶어 작은 변화를 시도해본 여자의 마음이랄까. 한영은 “자신의 노래와 잘 어울릴 것 같고 신선함을 주고 싶었다”고도 했다. 솔로 앨범도 그렇게 준비했다. 애써 파격을 시도하려하지 않았다. 그녀가 LPG에서,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솔로가수 한영’에서 그대로 이어간다. 여기에 짧은 머리는, 평소 입던 옷에 부착한 특별한 장신구다. 한영은 벌써 단발머리의 효과를 보고 있다. 살이 약간 쪘는데도, 머리가 짧아 그런지 만나는 사람마다 ‘살 빠졌네’라는 인사를 듣는다고 한다. 기자도 한영을 보자 그렇게 인사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저녁, 한영을 서울 대치동 와인바 ‘와인 그레이프’에서 만났다. 그녀는 ‘핫’한 스타와 ‘힙’한 곳에서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힙토크’의 두 번째 주인공이다. # “모델시절 나이트 놀러갔다 톱스타 대시 받아” 한영은 슈퍼모델 출신이다. 배우는 ‘얼굴’이지만, 모델은 ‘몸’으로 어필한다. 육척장신(179cm· 정확히 5자 아홉치)에 다리길이만 112cm나 되는 아찔한 각선미, 볼륨 넘치는 몸매는 저절로 눈길을 끌게 한다. 남자의 대시를 많이 받았을 것 같고, 또 이미지에 걸맞게 잘 놀 것 같았다. - 클럽에 자주 가나요. “전 늦게 놀기 시작했어요. 모델일 하면서 클럽에 처음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부킹’이 좋아서가 아니라, 내키는 대로 춤추고 이야기하고 술도 자연스럽게 마시고. 한 때는 춤추러 일주일에 한 번씩 갔어요. 전 한번 꽂히면 계속 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 늦게 놀기 시작했다? 여고때 ‘껌 좀 씹었을’ 것 같은데. “아니에요. 키만 멀뚱이 큰 그냥 애였어요. 좁은 시골(충남 당진)에서 심하게 놀았다면 벌써 소문 났죠. 부모님도 정말 엄하시고, 저도 노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공무원 아빠, 전업주부의 엄마 사이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았어요.” - 매력적인 ‘몸’을 갖고 태어났는데, 주변에서 가만두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고2때까지 깡마르고 키만 컸지 관심을 받을 수 없는 외모였어요. 시력이 나빠 안경도 두꺼운 걸 쓰고 다녀 정말 볼품없었어요. 발육이 좀 늦었는데, 고 3때부터 여성미가 좀 생기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대학 가 안경을 벗으면서 그때부터 관심을 좀 받았죠.” - 대학 땐 그럼 잘 나갔겠네요. “음, 뭐. 좀… 조금 나갔죠. 하하.” - 클럽에서 이른바 ‘부킹발’이 좋았겠어요. “음, 모델하던 시절, 클럽에서 대시받은 연예인이 있었는데요. ‘부킹’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데 대시하던 분이 있었어요. 당시 굉장히 유명한 연예인이었는데요, 그분은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세요. 그때 연예계 데뷔 제안도 꽤 많았어요.” - 남자친구는 없나요. “없어요. 만들고 싶은데. 마지막 남자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안나요. 하하. 시작하려다가 잘 안된 경우가 많았어요.” - 어떤 남자를 원하나요. “예전엔 좀 귀엽고, 동생 같은 남자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바뀌었어요. 연하를 만난 적이 있는데, 이젠 날 챙겨주는 오빠 같은 사람이 좋아요. 저도 이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요. 나를 보듬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나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 - 주위에서 한 명만 골라보지 그래요. “그렇다고 아무나 사귈 수 없죠. 사랑은 느낌이고, 서로 통해야 되는데 제 주위 사람들은 느낌이 오지 않아요. 바쁘게 일하다가도 문득 허전함과 외로움이 밀려와요.” # “전 국민이 좋아하는 친근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 LPG를 떠나는데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나요. “솔로 음반은 어차피 정해진 수순이었고, 또 서로 윈-윈하기 위해 독립을 했어요. 새 멤버가 들어와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 솔로음반을 발표하면서 어떤 고민을 했나요. “대중이 내게 기대하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를 고민했어요. 주변에서 밝고 건강하다는 이미지가 많아 그 의견에 따랐죠. 솔로 음반이라고 굳이 바꾸려하지 않고, 그저 내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 톱클래스 여가수들이 대거 컴백했는데, 부담은 없나요. “오히려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음식점에 비유를 하면, 같은 업종의 음식점들이 타운을 이루고 있는 곳이 장사가 잘된다고 하잖아요. 쟁쟁한 분들이 많이 나오셨는데, 좋은 무대를 보여주면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가요계도 더 꽉 차 보이지 않을까요?” - 개인 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일은 무엇인가요. “너무 밖에만 있다 보니 시간이 나면 그냥 집에 있어요. 인테리어 용품 사는 것도 좋아해요. 옷도 좋아하지만 이불 사는 걸 너무 좋아해요. ‘옷이 없다’고 툴툴거리면 매니저가 ‘그럼, 이불 입어’라고 할 정도로 이불이 많아요.” - 모델 출신이라 가창력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지 않았을까요. “사람들이 제가 외모만 앞세운다고 여기는 걸 알아요. 그래서 이번 솔로음반을 준비하면서 제대로 제 실력을 보여주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어요.” - 자신의 몸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사람들이 쇄골이 예쁘다고 해요. 모델일 할 때 어깨라인이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전 등라인이 좋아요. 목부터 내려오는 등이 섹시함을 주는데, 등이 예쁘다는 말도 많이 들어요. 또 제가 피부가 깨끗한 편이에요.” - 마흔이 됐을 땐 뭘 하고 있을까요. “아마 지금처럼 계속 연예활동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사업을 해볼 생각은 있어요. 의류사업은 지금 준비하고 있어서 이름을 내건 브랜드가 곧 출시돼요.” - 연예인으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전 국민이 제 이름을 알 정도로 친근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직 절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 전에 시집부터 가고 싶어요. 하하.”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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