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천사구하기’누리꾼나섰다

입력 2008-1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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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힘내라. 우리가 있다.’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하고도 지독한 악성 댓글과 비난에 시달리는 문근영에게 든든한 원군이 생기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이 지역감정과 색깔론까지 들먹이며 ‘좌빨’이라고 비난을 퍼붓는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그녀를 격려하며 더 이상 악플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19일은 근거없는 악성 댓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세상을 떠난 최진실의 49재이다. 많은 사람들은 최진실의 죽음이 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스무살 초반의 어린 여배우에게 모진 욕설을 퍼붓는 일부 비뚤어진 시선들을 막기 위해 손을 모아 나섰다.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 사이트의 문근영 관련 기사와 글에는 그녀를 격려하고 댓글들이 대거 달리고 있고, 간혹 악성 댓글이 등장하면 일제히 이를 비판하고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 코너에는 문근영을 격려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악성 댓글의 확산에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했다. ‘근영아 힘내’라는 제목으로 18일 시작된 청원에는 이날 밤 10시 현재 6145명의 누리꾼이 서명했다. 문근영에 제기된 색깔론에 대해 정치 논객들의 설전도 펼쳐지고 있다. 군사평론가이자 우익 인사로 알려진 지만원 씨가 14일 문근영의 가족사를 거론하며 비난하자 진보진영의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17일 진보정당 홈페이지에 “상상력이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한다. 앙징맞은 발상에 개그계가 긴장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또한 일반 누리꾼들도 지 씨 주장에 대해 격한 감정의 비난을 쏟아냈다. 이처럼 반발이 거세자 지만원 씨는 17일과 18일 글을 올려 “문근영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문근영과 빨치산을 연결시키는 일부 세력을 비판한 것”이라며 발언 수위를 낮추었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이하 한예조)도 문근영 악성 댓글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예조 문제갑 정책위원회 의장은 “국회 문광위와 공청회를 준비중이며, 문광부와도 연예인 악플 피해를 줄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집단 소송이나 포털 차원의 댓글 정화 등 법적 대응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장은 이어 “악플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연예인이다. 특히 연예인 개인이 대응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더 심각하다. 피해보상, 법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네티즌을 상대로 경각심을 심어주는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문근영 기부사실을 밝혀 이번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18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부자 보호가 원칙이지만 기부라는 좋은 일을 했던 사람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악성 댓글이 달려 엉뚱한 분들이 피해를 입어 어쩔 수 없이 실명을 공개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이라고 했다. 모금회측은 이어 “빌 게이츠 등 외국 고액 기부자들은 기부 행위에 대해 칭송받는다. 그런데 우리는 그 돈의 출처나 개인사를 들추니 앞으로 기부를 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됐다”고 개탄했다.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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