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편지]“세상에별일이다있네요”

입력 2009-0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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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온 옆집은 예쁜 깃털을 가진 공작새를 애완동물로 키우더군요. 우리집은 마당에서 사냥개 포인터를 키우는데 약간 찜찜했습니다. 어느날 일찍 집에 돌아온 나는 숨이 멎을 듯 깜짝 놀랐습니다. 끈 풀린 우리집 개가 공작새를 입에 물고 팔짝팔짝 신나게 뛰어다니는게 아닙니까? 얼른 녀석의 입을 벌려 공작을 꺼냈지만 이미 공작은 목이 축 늘어진 채 이 세상을 하직한 상태였습니다. 큰일이 나도 단단히 났습니다. 까칠한 이웃을 만나면 소송에 걸려 묵사발이 날 판입니다. 얼른 욕실로 달려가서 지저분한 흙먼지를 깨끗이 닦아내고 드라이어로 정성껏 말렸습니다. 헝클어진 깃털도 빗으로 곱게 빗은 후 까치발로 몰래 가서 옆집 새장에 눕혀놓고 돌아왔습니다. 일주일 동안 누가 문만 두들겨도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그러나 옆집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어느날 아내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글쎄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요. 옆집 마누라가 그러더라구요. 자기네 공작이 지난 주에 죽어서 뒷마당에 묻었는데 다음날 깨끗이 몸단장 하고 제 집에 도로 누워있더라지 뭐에요.” 살다 보면 이런 해프닝들을 왕왕 겪게 됩니다. 웃을만 하면 웃고 넘기십시오. 웃지 못할 상황이 되면 정직이 상책입니다. 이렇게 정성을 들이고 잘못을 솔직히 사과한다면 정상참작이야 안되겠습니까? 딴 사람은 몰라도 여러분은 이런 이웃을 기꺼이 용서하실 줄 믿습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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