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가출호 1년 항해 어떻게 진행되나
지난 6월 서해 굴업도를 시작으로 동해 독도까지 1년에 걸친 바닷길 순례에 나선 집단가출호는 매월 첫째 주말을 끼고 3∼4일씩 항해한다. 백두대간 구간 종주처럼 일정한 곳까지 진출한 뒤 배를 현지에 정박시키고 돌아와 다음 달 다시 그곳부터 항로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격렬비열도, 어청도 등 대한민국 영해 외곽의 섬들을 거치게 되므로 독도까지 총 항해거리는 약 3000km다. 승선 인원은 허영만 선장을 포함해 12명으로 선원 중 절반 이상이 이번 항해를 시작하며 세일링 요트에 처음 입문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집단가출호의 1년 항해는 요트라고는 처음 타보는 초짜들이 바다에서 온갖 상황을 겪으며 세일러로 거듭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통과 수역에서 열리는 요트 경기에 가능하면 모두 출전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아쉽게도 신종플루 여파로 각종 지자체 행사가 줄줄이 취소된 탓에 아직까지 공식 대회에 데뷔하지 못했다. 내년 6월 독도 도착 스케줄도 한국 요트 대회 중 최장거리 경기인 독도 레이스 출전을 염두에 둔 계획이다.
크루 중에 악기를 다루는 멤버들이 있어 가끔 상황이 허락하면 섬 주민들과 어울려 ‘방파제 위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일부 초등학교에는 도서를 전달하거나 허영만 화백이 특별 수업을 하기도 한다. 최근엔 전교생이 4명인 거문도초등학교 동도분교에서 특별수업을 진행했다.
하루 평균 항해거리는 약 80km다. 풍속과 풍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 10시간 넘게 항해를 한다. 섬에 상륙하면 야영 금지지역이 아닌 경우 침낭과 매트리스를 이용해 야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2월 현재 집단가출호는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 남해의 다도해 수역을 통과 중이다.
송철웅 아웃도어 칼럼니스트 cafe.naver.com/grouprun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