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위협하는 MC 박명수-김구라의 공통점

입력 2010-08-05 17: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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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DB

‘여자들은 ‘나쁜 남자’, 시청자들은 ‘나쁜 캐릭터’를 좋아 한다?’

최근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통적인 캐릭터가 있다. 바로 ‘나쁜 캐릭터’.

이들은 방송서 상대방을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의 분량, 그리고 자신이 이익을 먼저 챙긴다. 또 직설적인 화법으로 출연진들을 무시하거나 공격하기도 하며 심지어 규칙을 위반하는 행동도 스스럼없이 한다.

처음 팬들은 이들의 이런 이기적은 모습에 불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불쾌감이 친근감으로 변하고 있다. 팬들은 조금씩 이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고, 프로그램에서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팬들을 사로잡는 이들의 묘한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독설가’ 김구라


과거 김구라는 인터넷방송을 통해 각종 음담패설뿐 아니라 동료 연예인들에 대한 거침없는 직언과 독설, 비방 등으로 누리꾼들과 동료 연예인들에게 미움을 받는 전형적인 ‘비호감’ 연예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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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만의 솔직하고 대담한 화법은 어느 순간부터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라는 평을 받으며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가 없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구라만이 할 수 있는 독설은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김구라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2008년에는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뀐 연예인’이라는 이색 설문조사에서까지 1위를 차지하며 ‘비호감’ 연예인이라는 불명예를 벗어 던지는데 성공했다.


○‘악마의 아들’ 박명수

박명수는 자칭 ‘악마의 아들’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캐릭터는 ‘선(善)’과는 거리가 멀다.

박명수는 방송에서 자기의 분량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멤버들의 말을 자르거나 멤버들을 때리는 등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팬들은 박명수를 미워할 수 없다.

박명수가 아무리 멤버들에게 공격을 해도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하찮은’, 혹은 ‘아버지’ 같은 굴욕적인 별명뿐이기 때문. 이에 팬들은 박명수를 미워하기보다는 어설픈 악마의 행동에 동정심까지 갖는다.

무엇보다 박명수가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은 방송에서와 전혀 다른 평상시 모습 때문이다.

강자에게는 강하게 약자에게는 한없이 약한 박명수는 최근 까지도 아름다운 재단 같은 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등 다양한 선행 활동을 남몰래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이같은 사실이 팬들 사이에 퍼지며 ‘가슴이 따뜻한 악마’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은지원 ‘은초딩에서 은천재로’

은지원은 ‘1박2일’의 모토인 "나만 아니면 돼"에 딱 맞는 캐릭터이다. 은지원에게 다른 멤버들의 안위는 두 번째 문제이다. 우선은 내가 편해야 한다.

은지원은 멤버들이 모두 힘든 일은 할 때 잠시 빠져 있다가 맛있는 것을 먹거나 편하고 좋은 무언가를 할 때는 누구보다 열심히 움직여 욕심을 채운다. 어떻게 보면 얍삽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



하지만, 이런 그의 이기적인 모습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올해 초 방송된 ‘1박2일’에서 홍어잡이 배를 안타기 위해 은지원은 엄청난 스피드로 윗몸일으키기를 했고 예상치 못한 은지원의 숨겨진 능력에 제작진과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그동안 게으르고 나태한 케릭터였던 은지원의 모습이 아니였다.

또 ‘1박2일’ 멤버들의 특성을 파악해 계략을 짜거나 함정을 피해나갈 때면 ‘은천재’라는 별명이 왜 생겼는지 한번에 알 수 있다.

똑똑하지만 이기적이고 어설픈 듯하지만 능력을 감추고 있는 ‘나쁜 남자’ 은지원의 매력에 팬들은 매료됐고, 이는 높은 시청률로 연결되고 있다.


○‘악녀’ 서인영


‘신상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서인영. 하지만 그녀에게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여자 김구라. 그녀의 직설적인 화법 때문이다.

그녀의 독설은 최근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서인영이 SBS ‘일요일이 좋다-영웅호걸’애 출연해 가희에게 “나한테 이길 게 나이밖에 없어서 아쉽다”라는 초강력 독설을 던진 것. 당시 서인영의 발언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이제는 착한 서인영의 모습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서인영은 각종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겉으로는 강하지만 여린 마음을 갖고 있다. 매번 차갑게 말하더라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 서인영이다.
그렇다면 팬들이 이렇게 나쁜 캐릭터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은 이들의 솔직함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상대에게 싫은 말을 하는 것을 가식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가식없는 행동과 발언으로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또 이들의 나쁜 캐릭터가 방송에서의 표현 방법일뿐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팬들은 알고 있다. 이들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런 매력으로 이들은 유재석과 강호등을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중이다.

예능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잡고 있는 나쁜 캐릭터. 어떤 나쁜 캐릭터가 등장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흥미롭다.

김영욱 동아닷컴 기자 hi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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