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 현장을 가다] 신화 속 인물의 환상묘기…소름이 쫙!

입력 2011-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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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 중심의 서커스에 음악, 정교한 세트, 코미디, 무용을 혼합한 공연 ‘태양의 서커스’의 ‘바레카이’에서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는 주인공 이카루스.

이카루스 이야기 다룬 ‘바레카이’
공중그네·목발솔로 등 탄성 절로
관중 600만 동원…4월 한국 공연
이제 ‘동춘서커스’는 몰라도 ‘태양의 서커스(Cirque de Soleil)’를 아는 사람은 많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근거지를 둔 ‘태양의 서커스’는 곡예 중심의 서커스에 음악, 정교한 세트, 코미디, 무용을 혼합해 새로운 무대를 만든 세계적인 공연물이다. ‘태양의 서커스’를 창시한 기 랄리베르테(51)의 성공담은 공연계에서 이제 하나의 신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25일 대만 타이베이의 난강 국제전시장 내에 설치된 대형 텐트 공연장(‘그랑 샤피토’라고 부른다)에서 ‘태양의 서커스’의 ‘바레카이’(Varekai)를 관람했다. ‘바레카이’는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공연중인 ‘태양의 서커스’ 22개 버전의 하나로 세계 순회공연을 하는 9개 작품에 속한다.

‘바레카이’의 주인공은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다 초로 만든 날개가 녹아 추락하는 이카루스다. ‘바레카이’는 이카루스가 화산 꼭대기에 자리한 ‘바레카이’라는 미스터리한 마법의 숲으로 추락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카루스는 기괴하고, 아름답고, 때로는 섹시하기까지 한 숲의 생명체들과 만나게 되고 결국 ‘비트로드’라는 신비로운 마력을 지닌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인간 저글링(곡예)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는 ‘이카리안 게임’, 매혹적인 여성 곡예사가 둥근 후프 하나에 의지한 채 고공에서 펼치는 ‘공중 후프’, 팬들 사이에서 ‘거미여신’으로 불리는 네 명의 여성 곡예사가 연기하는 ‘3중 공중그네’, 두 개의 목발을 짚고 마치 관절 인형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목발 솔로’, 두 개의 러시안 그네를 이용한 고난이도 곡예인 ‘러시안 스윙’이 이어질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박수에 앞서 탄성과 비명이 쏟아졌다.

압권은 ‘바레카이’에 떨어진 이카루스가 보여주는 ‘이카루스의 비행’.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흰 옷 차림의 이카루스가 흰 그물을 이용해 환상적인 묘기를 펼친다. 그물이 스르륵 풀리고 이카루스가 몸을 비틀며 허공에서 지상으로 뚝 떨어지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2002년 초연 이래 12개국 60개 도시에서 600만명을 동원한 ‘바레카이’는 대만을 거쳐 한국으로 온다. 4월 6일부터 5월 29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공연할 예정. 그 동안 한국을 찾았던 ‘퀴담’(2007)과 ‘알레그리아’(2008)의 팬이었다면, 놓칠 수 없는 공연이다.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타이베이(대만)|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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