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선 한 줌의 재가 되어 고향 제주로

입력 2011-05-25 19: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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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내 딸, 억울해서 어쩌나…”

야구를 사랑하던 그는 한 줌의 재가 되어 고향인 제주로 돌아갔다. 사랑하던 딸의 작은 유골함을 품에 안은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이름을 되뇌었다.

23일 세상을 떠난 고 송지선 MBC 스포츠 플러스 아나운서가 25일 오전 7시10분 경기도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으로 영면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5시50분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이 천주교식으로 치러졌다. 10여분 간 진행된 영결식은 유족과 지인 2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엄수됐다.

오전 6시에 영결식을 마치고 성남영생관리사업소로 고인의 영정과 유해가 이동하자, 어머니 배 씨는 그 뒤를 따르며 “아이고, 내 새끼 어떻게…어떻게… 억울해, 다 억울해”라며 통곡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옆에 함께 걸어가던 아버지 송 씨도 “억울한 게 너무 많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진실을 말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나. 아이를 위해서 조용히 넘어가려고 한다”며 더 이상 말문을 열지 않았다.

가슴을 저미는 슬픔을 겨우 참던 송 아나운서의 부모는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에서 두 시간여에 걸친 화장 절차가 끝나고 유골함에 담긴 딸을 보자 끝내 실신했다. 겨우 기력을 차린 두 사람은 주위의 부축을 받으며 딸과 함께 김포공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영결식 이후 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때까지 두 사람은 슬픔을 억누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고인의 장지는 당초 알려졌던 성남영생관리사업소 내 추모공원이 아닌 고향인 제주로 결정했다. 유족 중 한 명은 “아버지가 ‘서울에 무슨 미련이 남아있어서 부모도 없는 곳에 두냐’며 고향인 제주로 데리고 오자고 했다”면서 “납골당에 안치할지 바다에 뿌릴지도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트위터 @mangoostar)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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