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KBS2톱밴드서 돌풍 일으킨 팀 ‘톡식’

입력 2011-09-3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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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밴드 효과내는 2인밴드… 아마추어 맞아?

‘톡식’ 김슬옹·김정우(사진 왼쪽부터)은 “우리들의 목표는 ‘본능을 자극하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bread425@donga.com

“나 어떡해, 너 갑자기 가버리면! 나 어떡해, 너를 잃고 살아갈까.”

익숙한 가사. 하지만 정겨운 멜로디 대신에 강렬한 전자음악에 쇳소리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2인조 밴드 ‘톡식’(김정우 김슬옹)이다.

10일 KBS2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밴드’에서 서울대 그룹사운드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가 34년 만에 다시 태어났다.

이날 톡식은 주요 포털 검색어를 장식하며 본격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화려한 연주가 돋보이는 ‘나 어떡해’ 톡식 버전은 정식 음원으로 발매됐다.

26일 홍익대 앞 톡식의 연습실 근처에서 이들을 만났다. 멤버들은 ‘인디밴드는 꽉 막혀 있다’ ‘자기 음악밖에 모른다’는 반감을 깨고 싶어서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저희를 보여드릴 기회가 3번밖에 남지 않은 게 안타까워요. 아직 보여드릴 게 많은데….”(김슬옹)

두 청년은 정원영밴드의 지도 아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산울림), ‘호텔 캘리포니아’(이글스) 등 동서양 록의 고전들을 자유롭게 변주했다.

김정우의 아버지는 샌드페블즈 1기로, ‘나 어떡해’를 부른 멤버들의 선배다. ‘나 어떡해’ 공연은 아버지의 후배들에 대한 오마주인 셈.

“아버지는 ‘도어스’나 ‘C C R’를, 어머니는 ‘퀸’의 음악을 들려주셨어요. 그걸 보면서 늘 그렇게 성장한 내 모습을 상상했죠. 제가 음악을 시작했을 때 가장 좋아한 사람이 아버지셨어요.”(김정우)

김정우는 과거 ‘11분’이라는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앨범을 준비하던 중 드러머의 갑작스러운 입대로 데뷔하지 못했다. 6년간 알고 지낸 동생 김슬옹과 뭉쳐 톡식을 결성한 게 약 1년 전이다. 두 사람은 ‘핸섬피플’과 ‘W&웨일’을 비롯한 여러 가수의 음반에 참여했다.

빠르게 뜬 만큼 톡식에 대한 반발도 많다. 원래 록 밴드는 드럼-베이스기타-전자기타까지 3명을 기본 구성으로 한다. 하지만 톡식은 전자기타(김정우)와 드럼(김슬옹)만으로 3, 4인조 밴드 이상의 사운드를 낸다. 그러다 보니 ‘배경음악을 켜놓고 한다’ ‘기타 연주를 표절한다’ 등 악의에 찬 소문들이 따라다녔다.

“‘나 어떡해’ 리메이크 버전의 기타 부분은 제가 만들었어요. 속상하지만 변명보다는 음악으로 말씀드려야죠.”(김정우)

톡식은 발로 밟는 전자 패드를 비롯해 자신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효과음 기기들을 ‘인증’함으로써 ‘배경음악 논란’에서는 가까스로 벗어났다. 앰프를 3종류나 사용하고, 발로 밟거나 손으로 문지르는 복잡한 기기들을 통해 풍부한 소리를 낸 것.

“장비가 너무 많아서 세팅하는 도중에 공연 콘티를 잊어버리기도 해요. 그 의외성이 밴드의 매력 아니겠어요?”(김슬옹)

곱상한 외모 덕분에 ‘톱밴드’ 출연자 중 여성 팬이 많은 편이다.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라 머리가 좋다, 원초적인 음악을 한다”(유영석), “신성의 탄생”(김종서), “왜 이런 천재들의 음반이 아직 나오지 않았나”(김종진)라는 극찬이 이들을 향한다. 1960∼70년대 하드록, 80년대 디스코, 2000년대 트렌드까지 어떤 것도 놓치기 싫은 게 톡식의 마음이다.

“함께 웃고 놀고 즐겼으면 좋겠어요. 같이 디스코도 추고. 저희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관객들도 달라지더군요.”(김슬옹)

톡식은 10월 1일 ‘투스테이’와 생방송으로 펼쳐지는 8강전을 치른다. 두 사람은 “획기적인 변신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결의를 보였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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